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예산 협상시한 D-1 벼랑끝 대치…첫 '野 단독처리' 현실화하나(종합)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野 "합의 불발시 수정안 내일 제출" vs 與 "협상안 내야 하는건 민주" 팽팽
이태원 국조특위도 계속 공전…일각선 '막바지 타결·시한 연장' 가능성 거론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설정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불과 하루 남인 14일에도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협상안을 안 가져오면 자체 수정 예산안을 15일 제출하겠다며 최후통첩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가리려 예산안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맞서고 있어 '강 대 강' 대치만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별도의 공개 회동을 하지 않은 채 서로 '최종 협상안'을 내놓으라며 설전만 벌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와 여당이 양보할 차례다.

오늘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길 바란다"며 "끝내 '윤심'(尹心)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일은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므로 '데드라인'은 분명히 오늘까지"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협상 교착의 배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러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최종 협상할 수 있는 건 없고, 오히려 민주당이 최종 협상안을 내 달라"며 "더 노력하겠지만 민주당이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

그 양보가 나라 위한 좋은 양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의 단독 수정안 처리 방침에 대해서는 "진짜로 갑질이고 힘자랑이고 나라 재정,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일"이라며 "후폭풍을 감당 못 할 것이다.

협상하기 위해 꺼낸 말이겠지만 결코 그래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수정안 단독 처리가 정부·여당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란 말도 나온다.

감액만 한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더라도 건전재정 기조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고, 이번에 편성하지 않은 정부 핵심 사업 예산은 향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해 시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을 뒷받침해야 하는 국민의힘이나 '의회 폭주' 프레임이 곤혹스러운 민주당이나 '반쪽 예산안' 처리에 부담이 따르는 만큼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 입장 차이를 조금 더 좁힐 실마리를 찾기 위해 김 의장이 표결 시한을 더 미뤄 '2차 연장전'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 역시 이날 "여야가 합의해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원만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행선을 달리는 예산안 협상의 여파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도 미쳤다.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여야 간사 간 물밑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참사 희생자 49재인 16일 전에는 특위가 본격 가동돼야 한다며 '개문발차'를 예고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특위 위원들이 전원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요지부동이다.

한편, 국회 정개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해외 선거제도의 운영 현황 조사를 위해 최근 유럽으로 출국했다.

일각에서는 '예산안도 마치지 않았는데 해외로 떠났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애초 2일 예산안 처리와 9일 정기국회 마무리 일정에 맞춰 그 이후로 잡아 놓은 업무 차원의 출장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오늘의 신문 - 2024.11.0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