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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안정적인 GS그룹, 불안한 '정유'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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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GS그룹은 대부분 계열사들이 안정적인 영업과 재무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후 계열사별로 별다른 신용등급 변화가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앞으로도 GS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GS그룹은 정유, 건설, 유통·무역, 가스전력 등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GS그룹 전체 매출에서 정유, 건설, 유통·무역이 각각 20~35%의 비중을, 가스전력이 약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르게 분포돼 있죠.

하지만 이런 GS그룹에도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정유 부문 때문이죠.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GS그룹 실적 방향성, 정유 부문에 달렸다'라는 내용의 분석 보고서를 통해 GS그룹의 정유 부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GS그룹은 정유 부문의 실적 저하가 지속되면서 합산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국제유가 하락과 주택공급 축소에 따른 정유·건설 부문의 매출 하락으로 GS그룹의 합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8% 감소했습니다. 올 1분기에도 정유, 건설 부문 업황 약세가 지속되면서 합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답니다.

건설과 가스전력 부문이 정유 부문의 실적 저하를 방어해왔지만 한계에 이른 모습입니다. 건설 부문은 주택경기 하락 영향으로 영업실적이 점차 약화하고 있답니다.

물론 가스전력 부문은 신규 발전소의 본격적인 가동에 힘입어 매출과 이익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죠. 유통·무역 부문도 내수·계열 기반의 사업 특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정유 부문의 실적 부진과 투자 부담이 GS그룹 전반의 재무부담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2018년엔 정유 부문 실적 약화에도 불구하고 건설·가스전력 부문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 추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엔 정유 부문 실적 저하와 함께 신규 투자가 본격화되고 GS칼텍스·GS리테일을 중심으로 거액의 리스부채도 계상되면서 합산 차입금이 뛰었습니다. 2018년 말 약 14조원에서 2019년 말엔 17조원으로 증가했답니다.

GS그룹은 지난해엔 운전자본 축소 등을 바탕으로 2018년에 이어 1조원을 웃도는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습니다. 하지만 올 1분기엔 정유 부문의 수익성이 대폭 떨어져 잉여현금흐름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가스전력, 유통·무역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 유지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유 부문의 실적 부진과 투자 확대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GS칼텍스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GS칼텍스는 올 1분기 약 1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 흑자에도 불구하고 정유 부문에서 유가 급락으로 약 6700억원의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해서죠.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정제마진이 지속되면서 대규모 마진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올 2분기엔 유가가 일부 회복돼 재고 관련 손실이 축소되고 석유화학·윤활기유 부문도 각각 266억원, 553억원의 영업흑자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저조한 정제마진이 지속돼 정유 부문이 215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부진, 원유재고 급증 등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에도 유가, 정제마진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판단입니다.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죠. 신용도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건 감점 요인이랍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1분기 실적 충격을 겪은 GS칼텍스에 대해선 올 하반기 실적 회복 수준과 계획 중인 투자를 감안한 재무안정성 통제 여부에 대해 중점적인 관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끝)/kej@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