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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이 늘어도 '호평' 받는 롯데글로벌로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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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통상 차입금이 빠르게 증가하는 건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집니다. 기업의 중장기 사업·재무 안정성을 중시하는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죠. 하지만 차입금 증가가 예상되지만 신용평가사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롯데글로벌로지스 얘기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88년 아세아상선으로 설립된 종합 물류 서비스 업체입니다. 2014년 현대그룹의 지분 매각으로 롯데그룹에 편입됐습니다. 2016년 추가 지분 취득으로 롯데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고요.

지난해엔 롯데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했습니다. 2개 회사로 나뉘어 있던 롯데그룹의 물류 사업을 전담하게 되면서 그룹 내 지위가 위상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와 그 외 2개 계열사가 지분 71.1%를 갖고 있답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다각화된 물류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국 주요 물류 거점에 물류 센터, 택배 터미널 등 광범위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요.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우량 고정 거래처가 많답니다.

주력 사업인 택배 부문은 CJ대한통운에 이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이 국내 2~3위의 시장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물량 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시장 점유율은 13.9%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 부문의 실적 개선과 계열사 물량 증가로 최근 현금흐름이 좋아졌습니다. 2016년부터 적자가 계속된 잉여현금흐름이 지난해 흑자전환했답니다.

하지만 재무구조는 나빠졌죠. 투자 부문 분할로 인해 피합병법인인 롯데로지스틱스의 재무구조가 안 좋았고, 지난해엔 리스회계기준 개정으로 대규모 리스 부채가 인식된 탓입니다. 투자 확대로 단기적인 차입금 증가도 예상됩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남권 자동화 물류 센터, 의류 자동화 물류 센터 등 오는 2020년까지 8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금창출능력을 웃도는 대규모 투자랍니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하지만 투자가 일단락되는 오는 2022년 이후로는 강화된 인프라 경쟁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재무부담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택배 부문은 국내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최근 3년 간 연평균 16.2%의 높은 매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수년간 경쟁 심화와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지만 택배 단가가 인상되면서 택배 부문 적자 폭이 감소했답니다.

또 한국기업평가는 그룹 주력 사업과 높은 통합도,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계열의 지원 의지가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사시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신용도를 보강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물류 사업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며 "대규모 국내 유통 물량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수요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현금창출능력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영향이 크진 않겠지만 경과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하네요. 김 연구원은 "온라인 주문 확대로 택배 부문 물량이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방 산업이 크게 침체되고 물류 시장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 글로벌 부문 실적이 저하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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