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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귤 까기 김복희(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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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혼잣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혼자 있는 법이 없다 귤 깠다 생각하고 존재하고 그러느라 조금 바빴다 바쁘게 귤껍질 속에 감금된 귤 알맹이를 꺼낸다 쪼갠다 안심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 네가 웃기만 해서 말은 내가 한다 힘내야지, 힘낼게, 바쁘게 내 입으로 귤을 넣어주는 손가락을 살짝 물었다가 놓아준다 시집 《희망은 사랑을 한다》(문학동네) 中 상대방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은 귤을 까는 순간에도 존재합니다. 오직 상대방만을 생각하느라 귤껍질 속에 있는 귤 알맹이를 쪼개고 있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어서 귤껍질 ...

오늘의 신문 - 2024.09.1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