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출시했던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픽셀4'의 보급형 모델 픽셀 4A를 공개했다. 구글은 이날부터 아마존과 구글스토어에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픽셀 4A는 보급형 모델이지만 준수한 카메라가 특징이다. 1200만 화소의 후면 단일 카메라와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갖췄다. 95만5000원(800달러) 픽셀4와 동일한 카메라 구성이다. 77도 시야각을 구현하고 심야에 별을 촬영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스냅드래곤 730G 칩셋을 장착했다. 램(RAM)은 6기가바이트(GB)이고 128GB의 저장 용량을 갖췄다. 60헤르츠(Hz) 주사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5.81인치다. 모두 전작 대비 성능을 낮춘 것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방수, 무선 충전, 야간 저저도 촬영 기능 등도 빠졌다. 다만 배터리는 3080밀리암페어시(mAh)으로 소폭 늘렸다. 3.5mm의 이이폰 단자도 있다. 구글은 픽셀 4A 공개와 함께 픽셀 4A 5G, 픽셀 5 등 차세대 제품에 대한 출시일에 대한 힌트도 던졌다. 이들은 올 가을께 출시될 예정이다.
픽셀 4A의 경쟁자는 비슷한 가격대를 갖춘 삼성전자 '갤럭시 A51 5G'와 애플의 '아이폰SE' 등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 안드로이드 폰은 인기가 높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픽셀4의 판매량은 출시 후 6개월 동안 약 200만대에 그쳤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사업 부문은 픽셀4 실적 부진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4.7%대였던 구글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도 올해 3%로 떨어졌고 마리오 퀘이로즈 픽셀폰 부사장, 픽셀폰 카메라의 핵심 엔지니어 등이 회사를 떠났다.
다만 구글의 하이엔드급 제품과 달리 가성비를 앞세운 보급형 시리즈(A)는 판매량이 준수하다. 픽셀 3A가 지난해 5월 출시된 이후 같은 해 2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픽셀 4A, 4A 5G 등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소비심리가 쪼그라들어 고가의 프리미엄 폰 대신 중저가의 보급형 폰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구글에겐 호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시장에서 약 96만원(800 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올해 1월(7%)과 비교해 2%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300~599달러의 중저가 제품은 같은 기간 12%에서 20%로 8%P나 올랐다. 200~299달러대 폰 점유율 역시 14%에서 16%로 상승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