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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이 줄어도 '좋은 평가' 받지 못하는 지화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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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일반 소비자에겐 생소하지만 지화이브는 SK하이닉스와 매그나칩 등을 주요 매입처로 하는 반도체 전문 유통 업체입니다. SK하이닉스 유통 판권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와 계열 반도체 생산 업체로부터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반도체 시황이 부진하지만 지화이브는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좋은 디지털 스토리지(저장장치) 매출을 늘려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했습니다. 하지만 낮은 수익창출능력과 미흡한 재무안정성에 대한 국내 신용평가사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사업의 구조적인 특성에 있습니다.

지화이브는 조립 등의 추가 가공공정이 없는 단순 유통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후방 업체에 비해 가격 교섭력도 열위해 절대적인 영업수익성이 낮은 수준입니다. 2015년 이후 영업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고 있기도 하고요.

절대적인 채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창출 규모가 미미해 운전자본의 증감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의 변동이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요 거래처의 상품 대량 매입 요청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운전자본투자 부담이 확대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과거에 비해 차입금이 줄었지만 이에 대해 평가도 그리 좋진 않습니다. 지화이브의 총차입금은 2015년 말만 해도 164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84억원으로 낮아졌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차입금의 절대 수준이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영업실적 개선 때문이 아니라 운전자본 부담 경감에 기인하고 있다.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화이브의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B를 매기고 있습니다. 투자 부적격 등급에 해당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지화이브의 재무안정성이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살펴보면 마냥 반가운 분석은 아닙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주요 품목의 유통 마진이 한계 수준까지 낮아진 상황이라 마진이 추가적으로 하락해 실적이 악화하고 재무안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화이브의 과제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유통 판권 확보와 판매 활성화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해야 수익창출능력을 높여 실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화이브의 경우 불안한 현재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일단 안정적으로 영업실적을 확보하는 게 우선일 듯 하다"고 평가했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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