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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좁아진 르노삼성차에 속앓이 하는 흥아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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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자동차 부품 업체 흥아포밍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설비투자 부담으로 차입금이 늘어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업실적까지 나빠지고 있는데 유휴자산 매각이 지연되고 있어서랍니다.

흥아포밍은 르노삼성자동차의 오랜 협력사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주요 양산차종에 외장 부품을 납품하고 있죠.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발생하고 있답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르노삼성자동차의 국내 생산 대수 증가에 따라 납품이 덩달아 많아졌죠. 연평균 38.9%의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답니다. 하지만 르노삼성자동차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흥아포밍의 외형 성장까지 정체하고 있습니다.

2018년 이후 르노삼성자동차의 일부 모델이 생산 종료됐습니다. 다른 모델도 국내에서 판매가 저조한 편이고요. 주요 모델의 단종이 확정되거나 고려 중인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친 겁니다. 중단기적으로 매출 전망이 어두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흥아포밍은 베트남 납품 물량을 확대하거나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세를 완화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습니다. 오히려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구개발비가 증가했죠. 이런 이유로 지난해 이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방 완성차 업체의 생산과 판매가 부진해 흥아포밍의 영업 수익성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흥아포밍은 2017년까지는 계속 순이익을 나타내 재무지표를 관리했습니다. 2018년 이후 신공장 관련 자금 소요가 발생하고 영업실적이 악화하면서 재무안정성이 흔들리게 된 겁니다.

올 3월 말 기준 흥아포밍의 총차입금은 733억원입니다. 흥아포밍의 최근 5개년 연평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55억원 수준이랍니다. 현금창출능력에 비해 차입부담이 큰 편이죠. 하나의 방편으로 흥아포밍은 유후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신공장 증개축과 설비 신축이 완료돼 기존 1공장과 2공장 매각이 가능해졌거든요.

흥아포밍은 공장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1공장은 지난해 110억원에 매각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2공장 매각은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흥아포밍의 차입부담도 계속되고 있고요.

올해는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진입을 위해 도장 설비 개조가 필요합니다. 경주 냉천 공장에 5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있답니다. 하지만 이미 흥아포밍 유형자산의 상당 부분이 차입금에 담보로 제공돼 있어 재무적 융통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나마 모회사인 흥아 지분을 17.8% 갖고 있어 일정 부분 재무적 융통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으로 238억원 규모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흥아포밍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아 놨습니다.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흥아포밍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투자 부적격인 BB-랍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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