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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가 취업했을 때 4계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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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 한경 잡앤조이 기자) 이강호(63) 씨가 근무하고 있는 ‘플레이시드스쿨’은 중장년, 경력단절여성, 탈북민,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민주주의와 민주시민에 대해 교육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플레이시드스쿨이라는 기업명은 ‘놀이 기반 교육’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교육용 보드게임을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게임은 △민주시민 △평화통일 △사회적 경제 △세계시민 분야로 나뉜다. 4가지 분야에서 세부적으로 7가지의 보드가 마련돼 있으며 총 12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정 민주주의’ 주제의 보드게임의 경우, 빨래나 식사준비 등 일거리를 쌓아두고 분담한다. 이는 사회의 각종 문제, 특히 도시재생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씨는 2019년 6월부터 플레이시드스쿨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서울50+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이 기업에 인턴으로 고용됐다. 2020년 1월 인턴 계약기간이 종료됐다가 탁월한 기획과 마케팅 능력을 인정 받아 재고용됐다. 일주일 3회 출근, 57시간 근무를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

“인턴 채용 현장에서 플레이시드스쿨 대표가 저를 제일 먼저 선택했어요. 제가 원하던 곳도 환경문제, 다문화 가정 문제를 다루는 곳이었어요. 플레이시드스쿨이 가려는 방향과 맞았어요.”

플레이시드스쿨의 목표는 ‘바른 민주시민 의식 고취’다. 민주주의와 관련된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일을 하는 것이다. ‘바른 민주시민’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묻자 이 씨는 “‘자유를 누리면서도 책임질 줄 아는 배려심 있는 시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 씨는 이전에 유니세프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1994년 공채 1기로 입사해 정년까지 몸담았다. 마케팅 부서에 있으면서 기금모금, CRM(고객관계관리) 마케팅, 감정마케팅 등 여러 경험을 거쳤다.

“플레이시드스쿨의 기획 업무는 이전에 했던 일과 비슷해요. 처음 제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 수입원이 부족해서 가장 먼저 채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사회적단체나 비영리단체는 특히나 비전과 미션이 뚜렷해야 한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데 그 부분도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다시 대표님과 직원들과 함께 기반을 잡기 시작했어요.”

방향성과 목표를 다시 재정비한 플레이시드스쿨은 2019년 서울, 인천 등지의 10개 학교와 어르신센터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해 경기도 화성시의 한 어르신센터에서는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교육을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탈북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진행했다. 이 씨는 “한 탈북민 직원이 ‘민주주의에 대해 가장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더라고요. 중학생들은 ‘친구들에게 유식하단 소리를 들었다’, ‘학업 성적이 올랐다’며 교육에 대해 흥미를 가졌고요”라고 전했다. 그는 “게임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해 제대로, 깊이 있게 배우는 거죠. 교육 후 교육생들이 ‘책임’이나 ‘배려’와 같은 단어를 쓰는데, 민주주의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됐다는 생각에 보람됐어요”라고 말했다.

이 씨를 제외하면 플레이시드스쿨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30세. 이 씨는 “제가 젊은 사람들 기를 다 빼놓는다”며 젊었을 때 열정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꼰대’가 먼저 나서는 것이 인턴생활을 잘할 수 있는 팁이라는 귀띔도 했다. 이 씨는 인턴의 태도에 대한 4계명을 직접 만들었다. 중장년 대상 특강이 있으면 다음 네 가지를 예비 취업자들에게 얘기해준다고.

‘꼰대인 내가 먼저’ 4계명은 다음과 같다.

1. 인사는 꼰대인 내가 먼저
2. 대화시작은 꼰대인 내가 먼저
3. 긍정적인 시각과 생각은 꼰대인 내가 먼저
4. 젊은 세대에게 배운다는 마음을 꼰대인 내가 먼저

‘늘 나이 많은 내가 먼저 인사하고 직장 동료에게 기분 좋은 한마디 건네기’. 이 씨가 출근할 때 갖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이 씨가 처음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6년 불광 혁신파크 서부캠퍼스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당시 서부캠퍼스에서 운영하는 인생학교를 다녔다. 이후 2017년 중부 캠퍼스 학습지원단 모더레이터, 사진동호회, 다문화가정 지원단체 ‘아시안 허브’ 봉사활동 등을 경험했다. 2019년 6월 ‘서울50+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플레이시드 스쿨과 인연이 닿았고 올해 재고용돼 계속 근무하고 있다.

서울50+인턴십은 만 45세~만 67세 서울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원하는 분야의 기업 및 기관에 매칭한 후 교육과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이수 후 3~5개월 동안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다. 인턴으로 선발된 중장년들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이전까지 쌓아온 경험과 경력을 활용해 제2의 인생(앙코르커리어)를 개척할 수 있다.

이 씨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서울50+인턴십’ 프로그램을 ‘갭이어’에 비유했다. 갭이어는 대학 입학 전 다양한 활동을 체험해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기간을 말한다. 이 씨는 재단이 운영하는 인턴십 프로그램 내 교육과정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년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도 ‘갭이어’를 가지라고 꼭 얘기해줘요. 다음 인생에 대해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경험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스스로 갖자는 거죠. 쉽게 말해 퇴직 후 연금으로 바로 사업할 생각보다는 ‘내가 무얼 바라는지, 무얼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해요.”

이 씨는 주 3회 근무시간 외에 강의나 봉사활동을 하며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있을 때 사진 동호회를 만들었어요. 금요일에는 서울로7017에서 봉사활동을 해요. 사진도 찍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홍보도 하고요. 서울로7017에 256개의 화초들이 있는데 물도 주고 사람들하고 얘기도 나누고요. 즐거워요.” (끝) /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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