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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악몽' 털어내지 못한 깨끗한나라, 코로나 계기로 재도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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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깨끗한나라의 사업·재무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올 1분기 깨끗한나라의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전 이익(EBIT)은 12.5%를 기록했습니다. 오랜 만에 등장한 플러스(+) 지표입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깨끗한나라의 대다수 실적·수익성 지표는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거든요.

깨끗한나라는 1966년에 설립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입니다. 제과, 제약, 화장품 등 포장재용 백판지와 화장지, 생리대, 기저귀 등 위생용품 사업을 하고 있죠. 국내 백판지업계에서 한솔제지에 이어 2위의 시장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942억원입니다. 제지 사업 부문이 3170억원, 화장지와 생리대, 기저귀 등 생활용품 사업 부문이 2664억원 등입니다.

사실 깨끗한나라는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위생용품 부문에서 말이죠. 생산 능력도 좋고 제품도 다양해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을 겪게 된 것입니다. 2017년 하반기 생리대 관련 유해물질 포함 논란이 제기되면서 위생용품 부문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둔화했습니다.

깨끗한나라는 백판지 부문의 매출 성장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제품 개발과 증설 등을 통해 위생용품 부문의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었습니다.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 발생 이전에는 주력 제품인 두루마리 화장지, 생리대, 기저귀 등에서 10% 이상의 국내 판매 점유율을 나타냈습니다.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 이후엔 5.4%(2018년 기준)로 주저 앉았죠.

연쇄적으로 기저귀와 물티슈 점유율도 많이 떨어졌답니다. 이후 조사를 통해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후 매출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물론 유해물질 논란 이전 수준에는 미치진 못하지만 말입니다.

회복세에 동력을 주기 위해 깨끗한나라는 수익성이 나빠진 사업을 중단하는 등의 구조조정도 단행했습니다. 덕분에 백판지 부문의 영업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생리대 판매량도 늘면서 지난해에는 전년 보다 약 370억원 증가한 354억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했습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깨끗한나라의 채무부담이 늘어난 상태긴 하지만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017년 이후 영업상 현금창출능력이 나빠지고 투자가 계속되면서 총차입금이 증가했거든요. 2016년 말 1646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올 1분기 말 2442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75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 부(-)의 잉여현금흐름 기조에서 벗어났다"며 "매출과 이익창출능력이 회복되고 있어 재무부담이 중장기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2018년 4분기 이후 펄프가격이 안정돼 점진적으로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깨끗한나라의 백판지 사업 부문과 생활용품 사업 부문 모두 관련 수요가 확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소비자들이 비대면 소통을 선호하게 돼 온라인 판매가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죠. 제품 포장이 늘면 깨끗한나라의 백판지 부문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또 개인 위생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져 물티슈나 티슈 등 생활용품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백판지 부문과 위생용품 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 원재료와 제품 가격 추이, 이익창출능력 회복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등이 앞으로 깨끗한나라의 신용도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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