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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쿠크다스' 크라운제과, 코로나 속 빛나는 장수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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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사회의 많은 부분들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과자 수요입니다. 사실 저출산에 따른 유아·아동 인구가 줄고 건강 트렌드가 부각되면서 과자 소비가 줄고 있었거든요. 제과 업체들로선 고민스러운 일이죠.

그런데 코로나19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콕(집에 콕 머무는 시간)과 재택근무 등이 늘면서 간식 수요가 꽤 늘어난 겁니다.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중 일부를 간식 비용으로 쓰고 있다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선 제과 업체를 다시 주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제과 업체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업체가 있습니다. 바로 크라운제과입니다. 크라운제과는 경쟁 업체에 비해 유난히 장수 제품이 많습니다. 마이쮸, 콘칩, 쿠크다스, 산도 등이 대표적이죠. 계열사인 해태제과식품과 합산 기준 건과 시장 내 2위의 시장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국내 제과 시장은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제과식품, 크라운제과, 농심 등 5곳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죠. 올 3월 말 기준 크라운해태홀딩스가 39.5%, 창업주 일가가 22.1%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식품은 2009년 3월 영업망 공유를 위한 업무 제휴를 체결했습니다. 원부재료 통합 구매도 이뤄지고 있고요. 이 덕분에 운영 인력을 줄이고 영업사원의 고객 응대력은 높일 수 있게 됐죠. 영업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올 들어 나타난 '코로나19 특수'를 빼면 사실 내수 제과 소비는 정체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과 업체들의 매출도 정체 상태죠. 하지만 크라운제과는 장수 브랜드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익성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비스킷 품목의 판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좋아졌답니다. 쿠크다스 등 4개 품목의 가격이 평균 5.6% 올랐죠.

이렇게 장수 브랜드에 힘입어 안정적으로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를 창출하다 보니 순차입금도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벌어들인 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현금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크라운제과의 순차입금은 2017년 말 934억원에서 2018년 말 899억원으로 줄더니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756억원을 나타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다수 업종의 실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수요 자체가 위축된 데다 국내 소비 심리마저 움츠러든 탓이죠. 주로 제조 업체들의 타격이 큽니다. 하지만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는 크라운제과의 경우 올해 양호한 영업실적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주력 제품의 판매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봐도 장수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있고, 시장 지위가 좋아 가격 결정력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과 업체의 특성 때문인지 투자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이달 해태제과식품과 함께 아산 테크노밸리 부지 매입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올 3월 말 기준 이미 투자한 금액은 162억원이죠. 앞으로 16억원 정도 투자가 남았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연간 150억~200억원의 투자만 계획돼 있죠. 염재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지·보수 중심의 투자 계획을 봤을 때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점진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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