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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두 배 이상 뛴 롯데하이마트, 채권 투자자들 마음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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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마켓인사이트 기자) 장기간 추락하던 롯데하이마트 주가가 최근 두 달 새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가전 교체 수요를 늘릴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은 덕분입니다. 이달 예정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들의 관심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롯데하이마트는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2.9% 오른 2만83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가파른 내리막을 타며 사상 최저가(1만1250원)를 찍었던 지난 3월23일 이후 두 달여 동안에만 151.5% 뛰어올랐습니다. 가전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폭락했던 주가를 상승세로 이끌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택 근무와 온라인 강의 도입으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형 TV와 냉장고, PC, 노트북 등 주요 가전제품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내 모든 가구에 지급한 약 14조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중 일부가 가전제품 구매에 쓰일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최대 30만원을 환급해주는 정책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변화로 롯데하이마트가 당초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45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기업 대부분의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입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되자 이 회사의 채권 발행도 순조롭게 진행될지 자본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오는 3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전히 회사채시장 분위기가 냉각돼있음을 고려하면 흥행을 장담하긴 쉽지 않습니다. 이 회사와 신용등급(AA-)이 같은 KCC조차 지난달 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실패했습니다.

그동안 회사를 짓눌렀던 실적 악화 우려가 다소 해소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전 수요 증가가 반짝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예상도 적지 않습니다. 회사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커머스 시장 확대 여파 등르로 2년 넘게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습니다. 2017년 2074억원이던 이 회사 영업이익은 지난해 1098억원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195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습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최저가 전략을 펼치기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브랜드 경쟁력이 막강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매장 축소도 롯데쇼핑의 자회사라는 지배구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온오프라인 전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롯데하이마트는 자체 역량보다는 롯데마트 점포 구조조정이나 가전 교체 수요 변화, 빨래 건조기 같은 새 히트상품 등장 등 외부 상황 변화를 기다려야하는 처지”라고 말했습니다. (끝) / jskim1028@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