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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상속을 위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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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머니=서건석 (주)PFT 코리아 대표) 인디언들은 ‘한 사람이 사망하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의 삶 속에는 어마어마한 정보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도 기록하는 자만이 생존한다고 했다. 그만큼 기록은 다음 세대에게 정신이나 선대의 가르침은 물론 재산 관리 등에 매우 유용할 수 있다(때론 법적으로 사용 가능). 향후 가족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으며 정신은 물론 재산 상속의 가치를 담아주게 된다.

상속노트에 들어가면 좋을 내용은 무엇일까?

유언장, 재산의 향후 사용 방향, 기부 관련 의견, 사전연명 의료의향서, 장기 기증 등,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위한 의견, 가문과 회사를 위한 지혜와 조언, 현재의 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쓰는 글, 가족이 알아야 할 자산과 채무 기록(향후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등), 사업 및 직장 관련된 내용, 나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또는 지인에 관한 자료, 기타 알려주려는 다양한 내용 등이다.

우리는 존경받는 부자가 돼야 한다. 재산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잘 이어가고 잘 살아내며 다음 세대를 위해 많은 고민과 계획을 준비해야 하는 세대다. 상속세 절세 방안 역시 하루 이틀 만에 준비할 방안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준비 역시 가족 소통이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결국, 화목이다. 상속세에서 ‘상속’의 가치로 회귀해야 한다. 계산기로 두드릴 수 없는 정신(spirit) 상속이 풍성해야 존경받는 부자가 된다. 상속세를 많이 낸다는 것은 나의 부에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소득이 있으면 소득세를 낸다. 상속세는 사망 이후 무상 이전을 받는 가족들이 내는 세금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받는 재산에 대해 고마움을 세금으로 계산해내는 것이다. 그 자산을 받으려면 그만큼 세금의 무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반대로 부채가 많은 상황이라면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 등의 적극적 대처가 이루어져야 한다.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혹 없으면 그것에 맞게 온 가족이 손잡고 상속과 상속세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그때 진정한 부자 가문의 상속이 드러나게 된다. ‘일, 돈, 친구, 배움, 고난, 가족, 웃음, 꿈, 나눔, 감사, 하루, 사랑.’ 세계적 베스트셀러 <최고의 유산 상속받기>의 저자 짐 스토벌이 말하는 12가지 유산이다. 결국, 그도 우리의 모든 삶 전체가 최고의 유산이라고 했다. 너무 평범해서 잊게 되는 최고의 유산. 시각장애인이기도 한 그가 주장하는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 앞에 있다. 단지 더욱 깊이 들어가 발견하기만 하면 된다.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1300년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일본의 호시료칸. 일반 료칸보다도 오히려 더 평범해 보이는 그곳에서 46대손인 호시 젠고로 대표를 만났었다. “가문의 료칸을 이어가면서 세대별로 내는 큰 상속세가 힘이 들 때도 있었죠. 지진과 피해로 국민과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도 있었고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 료칸의 책임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이 시대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힘과 위로가 돼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고 비전입니다.”

시대를 함께하는 기업의 비전도, 한 가족의 어른으로서의 목표도 그의 말에서 생각해볼 부분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상속 글을 의뢰받은 이후 절세 방안 생각보다 호시 대표의 말이 더 많이 생각이 났다. 절세 방안보다 우리 모두의 ‘삶으로 준비돼야 하는 상속’을 말하고 싶었다. 존경받는 부자를 넘어 존경받는 상속이 최고의 절세인 듯싶다. (끝) / 출처 한경 머니 제169호.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3bnWmZ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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