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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까지 덮친 코로나…모두투어리츠, 호텔 임대료 유예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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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모두투어리츠가 보유 중인 호텔을 상대로 임대료 납부를 유예해주기로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레저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임차료 납부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호텔 수익이 급감한 탓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과 소상공인의 수익이 줄면서 상업용 부동산을 거느린 리츠 전반의 투자심리가 가라앉고 있습니다.

모두투어리츠는 지난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스타즈호텔 명동1호점과 동탄점의 임차료 납부기한을 연기해주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호텔 운영을 맡고 있는 모두스테이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임차료 지급시기를 미뤄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모두투어리츠는 스타즈호텔 명동1호점의 경우 전체 매출의 44%, 동탄점은 객실 매출의 44%를 임대료로 받고 있습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서 두 호텔은 4~5월 임차료를 오는 7월에 납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모두투어리츠는 여행사 모두투어네트워크가 부동산 투자를 위해 2014년 설립했습니다. 국내 7개 상장 리츠 중 하나로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습니다. 최대주주는 모두투어로 지분 42.1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리츠는 모두투어의 100% 자회사인 모두스테이가 운영하는 스타즈호텔 명동1·2호점, 동탄점, 독산점을 자산으로 거느리고 있다. 이밖에도 홈플러스 5개 매장(김해·북수원·김포·동대문·가좌)과 경기도 의정부 해동본타워를 담은 부동산펀드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미친 충격이 리츠시장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사람들의 이동 제한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기업들까지 험난한 영업환경에 놓였습니다. 특히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호텔, 면세, 유통, 영화, 항공 등의 업종에선 간판 기업들조차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겪고 있습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실적 악화로 임차료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제는 리츠의 기반인 부동산 임대수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로 상장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도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리츠 시가총액 1위인 롯데리츠의 지난 12일 주가는 5180원으로 올 들어서만 15.9% 하락했습니다. 이리츠코크렙(-21.4%), NH프라임리츠(-20.1%), 신한알파리츠(-17.4%)도 15% 이상 떨어졌습니다. 모두투어리츠 역시 이 기간 13.5% 떨어졌습니다. 지난 3월19일 사상 최저가(2540원)를 경신한 이후에도 뚜렷한 반등세를 타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폭락장세 때 주저앉았던 대형주 중 크게 반등할만한 종목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도 리츠가 증시에서 소외되는 데 한 몫하고 있습니다.

리츠 상장 열기도 당분간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물류센터(켄달스퀘어), 벨기에 사무용빌딩(제이알제산운용), 서유럽 사무용빌딩(마스턴자산운용), 국내 사무용빌딩임대주택(이지스자산운용), 주유소 부지(코람코자산신탁) 등 다양한 부동산을 자산으로 담은 리츠가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올 들어 증시에 입성한 리츠는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끝) / js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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