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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코로나19' 속에서 디지털 구독자 증가한 <뉴욕타임스>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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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텐츠, 구독자 분석 등 탁월한 노력
인재 채용 등 디지털 투자 지속하는 '리더십'



(최진순 디지털 라이브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국 신문업계의 광고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소 30%에서 최대 80%까지 감소폭을 내다보고 있다. 2014년~2018년 사이 미국 신문사 5곳 중 거의 1곳이 문을 닫았다. 이미 전조가 심상치 않은 시장이다.

'재난'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6일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1분기 총 매출은 4억4364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240만 달러가 늘었다. 종이신문과 디지털판을 합친 총 광고매출은 1억613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1분기 대비 인쇄 광고는 20.9%, 디지털 광고는 7.9%가 감소했다.

그러나 구독매출이 5.4% 증가한데 힘입어 1분기 수익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3285만 달러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적인 사업모델인 광고매출 하락이 아니라 디지털 구독 사업의 성장세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3개월 사이에 58만7000명의 신규 디지털 구독자를 확보했다. 뉴스 유료화 모델의 하나인 '종량제'를 도입한 2011년 3월부터 무려 18개월이 걸려 56만6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댜.

3월말 기준 인쇄신문을 포함한 총 구독자수는 584만1000명으로 이 가운데 디지털 상품에 가입한 구독자는 약 500만명, 종이신문 구독자는 84만 1000명이다. 디지털 구독자는 뉴스 상품에 390만명, 요리(cooking)·십자말 퀴즈(Crosswords) 등 디지털 전용 콘텐츠에 110만 건으로 나뉜다. 4월말에는 종이신문 및 디지털판을 합친 총 구독자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가파른 증가세다.

'코로나19'는 신문업계에 '위기'로 작동하지만 가치 있는 뉴스를 찾는 사람들이 언론사로 몰려간다는 점에서 '기회'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구독 사업'은 또다시 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광고 매출은 감소하고 있지만 구독 사업의 성장으로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또 '코로나19'를 극복할 경우 경제 회복으로 광고매출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뉴욕타임스>의 눈부신 성과는 미국 신문사들 나아가 세계 신문업계의 전체적인 상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디지털 구독 사업을 지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세계적인 언론사라는 권위가 주는 매력은 확실하다. 3월 한 달 간 <뉴욕타임스>는 해외에서만 2억4000만명의 순방문자가 유입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공식화 하기 전 순방문자 수는 1억100만명 정도였다. 영어권 사용자를 중심으로 <뉴욕타임스>를 폭발적으로 찾은 것이다.

다음은 새로운 독자층을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디오 서비스다. 주력으로 내세우는 팟캐스트인 데일리(The Daily)는 하루에 약 3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날도 있었다. 비뉴스 콘텐츠이지만 '코로나19'로 두문불출해야 하는 독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맞아떨어진 '멜리사 클락(Mellisa Clark)'의 식료품 조언을 다룬 팟캐스트는 250만 건의 조회수가 나왔다.

독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이터 전략도 거든다. <뉴욕타임스>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독자는 이름과 이메일 등 간단한 개인정보 등록을 거치고 로그인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뉴스는 무료로 제공한다.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눈여겨보는지 '행동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구독 상품을 결제하지 않은 가입자들에게 스토리 라인을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실시간 업데이트를 (이메일로) 받고 광범위한 관심사를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했다. 구독자의 이탈율도 떨어질 수 있게 고안한 것이다. '구독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리더십도 핵심이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CEO는 최근 투자자들과 통화하면서 "디지털 구독자 증가에 중점을 두고 광고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전했다. 새로운 인재를 고용하는 등 투자에 인색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월 최대 20개의 기사만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종량제' 구독모델을 도입한 <뉴욕타임스>는 9년 만에 600만명 이상의 디지털 가입자를 확보했다. 디지털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한 4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00만명이나 증가했다.

전통매체의 뉴스 유료화 즉, 구독모델은 이제 낯익은 실험이다. 그러나 반드시 성공을 여는 관문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양질의 저널리즘과 치밀한 서비스를 추구한다면 언론사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델이다. 결코 우연하게 성취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뉴욕타임스>의 지난 10년의 디지털 투자가 이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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