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JOB가이드

정기와 수시...채용방식의 차이는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이진호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올해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이 정기 공채를 수시 채용으로 바꾼다. 정기 공채는 그동안 대기업의 신입사원 방식의 표준이었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채용 변화로 기존 방식의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정기 공채와 수시 채용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대기업 신입사원은 정기 공채, 경력사원은 수시 채용을 진행해 왔다. 정기 공채는 1년에 1~2회 진행되며, 서류-인·적성검사-면접으로 이어지는 전형과정을 거쳤다. 일반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많은 인력을 채용했다.

대기업 정기 공채의 시작은 1956년 11월 삼성물산이 대졸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내면서부터다. 삼성물산은 이듬해 1월 첫 필기시험을 시행했다. 국내 민간 기업 첫 공채 시험이다. 지금의 인·적성 검사 시작 역시 삼성이다. 삼성은 1995년 삼성직무적성검사(SSAT·현 GSAT)를 도입했다. 당시 삼성은 “학력, 성별 등의 차별을 없애겠다”며 ‘열린 채용’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후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인·적성검사 비중을 크게 강화했다.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인·적성 검사법을 개발해 필기시험을 대체했다. 기업들은 인·적성검사의 비중을 높여 검사 결과를 응시자의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삼았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2013년 각각 HMAT와 SKCT를 도입해 지금까지 유지했다. 반면 한화그룹은 2013년 인·적성검사를 폐지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1만여명을 채용했다. 정기 공채는 앞으로 필요한 인력 규모를 사전에 예상해서, 정해진 시점에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한다. 그리고 일정 기간의 교육을 거치고, 기업에 따라서는 여러 보직에 순환 근무를 시킨 뒤, 평가를 통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직무에 배치한다.

정기 공채의 장점은 짧은 시간에 대규모 인력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기 공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직무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인력을 필요 이상으로 뽑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현대차그룹 역시 “기존 정기 공채 방식은 향후 필요인력 규모를 사전에 예상해 정해진 시점에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는 경영환경 변화로 상황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시 채용은 채용 규모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최성희 숙명여대 취업지원팀장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수시 채용으로 우려되는 것은 채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정기 공채는 ‘올해 몇 명 뽑겠다’라는 규모 예측이 가능한데, 상시공채는 그런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시 채용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네이버를 꼽을 수 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정기 공채 대신 수시 채용을 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수시 채용이 직무중심의 맞춤형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시 채용 공고에는 채용 분야별로 상세한 지원자격과 필요한 업무 능력을 제시한다.

네이버의 경우 맞춤형 인재를 뽑는다는 취지에서 ‘서류-실무과제-면접’의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실무과제로 ‘코딩’ 등 관련 분야 전문 테스트가 이어지기 때문에 허수 지원자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네이버는 “기업 특성상 정기 공채보다 수시 채용이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별로 맞춤형 직원을 뽑기 때문에 직원의 적응이 빠르고 회사는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들은 직원 선발 시 정기 공채와 수시 채용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작년 8월 상장사 571곳을 대상으로 ‘2018년 하반기 신입 채용 방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공개채용 계획을 하는 대기업은 59.5%로 2017년 67.6% 대비 9.8% 줄었다. 대기업 수시 채용 계획은 11.8%에서 21.6%로 9.8% 증가했다. 대기업 5곳 중 1곳은 수시 채용으로 직원을 뽑는 셈이다.

기업이 수시 채용을 진행하는 이유는 정기 공채보다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방법이라는 점이다. 필요한 직무 관련 인력을 인사부서가 아닌 해당 부서에서 직접 뽑을 것이라는 점도 민첩한 조직문화 구축을 할 수 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기업 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대기업을 위주로 이전의 정기 공채보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수시 채용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해 변화를 시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 / jinho2323@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