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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덮친 상장사 주총장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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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올해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상장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입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기 전에 주총 공고를 이미 낸 상장사들은 사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주총 일정을 연기할 경우 재공고를 해야 하고, 주주 명부 확정과 배당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힙니다.

결국 단체 행사가 우려스럽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주총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주총을 진행하는 상장사들은 방역 등 코로나19 감염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대약품이 대표적입니다. 현대약품은 26일 충남 천안에서 정기 주총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정기 주총 진행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 유입되는 주총장 방문 주주들을 임직원들과 격리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일단 주총이 진행되는 건물 밖에서 방문 차량을 통제하고, 주총장은 격리된 별도 공간에 마련했습니다. 건물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주주들이 주총장으로 이동하는 통로와 엘리베이터 역시 기존 공간과 별도로 구분했다고 하네요.

주총이 끝난 이후에는 주총장에 대대적인 소독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날 정기 주총을 진행한 다른 상장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장사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최대한 빠르게 주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0분 안팎에 주총을 끝마치고 있다고 하네요. 가급적 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있는 걸 막기 위해서랍니다.

과거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상장사 임원들도 대거 주총에 참석했지만 올핸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주총장을 찾는 소액주주들은 확연히 줄었습니다. 아예 소액주주들이 찾지 않는 주총장도 있고, 규모가 큰 상장사의 경우에도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소액주주들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상장사들은 사전에 위임장을 받는 식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고 있습니다. 주총을 앞둔 상장사들은 미리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확보하려고 발 품을 팔고 있다고 하네요.

일각에선 주총 연기론도 솔솔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같은 상황을 틈타 이른바 코로나19 관련 테마주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요. 백신주, 마스크주 등 수십 개 종목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시장 감시를 강화할 정도입니다. 코로나19가 빠른 시일 내 소강 상태에 접어들길 바라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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