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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주주 행동주의가 확산하면 기업의 채무부담이 커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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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돈이 모이는 곳, 돈이 흘러가는 곳에는 누구나 관심이 많습니다. 돈을 좇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더욱 그렇죠.

글로벌 IB는 리스크(위험)를 피하면서도 최대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을 늘 고민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리스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겠죠. 글로벌 IB가 꼽은 올해 최대 리스크를 국제금융센터가 모아봤습니다. 올해 투자 전략을 짜는 게 참고하면 좋을 듯 합니다.

하방 리스크와 상방 리스크로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예상보다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은 하방 리스크(downside risk), 반대의 경우는 상방 리스크(upside risk)로 부릅니다. 대표적인 하방 리스크로는 교역 갈등, 정책 오류, 금융 불안정, 기후 변화 관련 이슈를 들 수 있습니다.

교역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 얘기입니다. 1차 무역협상 합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B는 살아있는 불안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 인권 견해 차 등으로 갈등 요소가 모두 해소된 건 아니라는 이유에섭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갈등도 본격화할 수 있습니다. EU의 디지털세 도입 확대, 중국 화웨이 제재에 대한 비협조 등으로 인해 미국의 보복관세 대응 우려가 있거든요. 교역 분쟁의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보호주의와 자국우선주의 심화로 다자간 무역체제가 약화하고 있는 것도 눈 여겨 봐야 합니다. 글로벌 무역 분쟁의 조정 기능이 와해하고 있다고 봐도 되거든요.

그 다음은 정책 오류입니다. 통화정책 실기와 재정 기대 약화, 미국의 환율 개입 등을 말하는 겁니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그리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소극적인 가능성도 나옵니다. 정부 재정의 역할 강화가 강조되고 있지만 미국은 대선 전후로 감세 등 정책 불확실성이 큽니다. 유럽은 정부 지출을 크게 늘릴 만한 운신의 폭이 제한적인 상황이고요.

유럽과 일본의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죠. 그렇다 보니 달러 강세 환경이 미국의 환율 개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환율 전쟁의 발생 위험을 자극하는 환경입니다.

금융 불안정도 글로벌 IB가 공통적으로 꼽는 하방 리스크 입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미국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주가 지지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죠. 또 투자등급 하단에 있는 기업이 잇따라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차입금리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산건전성이 취약한 기업은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죠.

추가로 호주, 캐나다, 스웨덴의 주택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불안을 초래할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글로벌 IB는 기후 변화 대응이 기업의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국가 간 정치적 갈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비용을 야기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주행동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유럽 등을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이 증가해 기업의 채무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고요.

물론 이런 하방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일부 글로벌 IB는 상방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올해 전세계 중앙은행 중 약 40%가 통화 완화에 나서는 등 경기 부양 속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완화돼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혁신, 교육, 구조개혁 투자에 따른 생산성 제고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런 성과가 올해부터 세계 경제 성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올해 글로벌 경제는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정치적 상황 전개가 더 중요할 것이다. 아직까진 하방 리스크 전망이 상대적으로 우세하지만 주요 하방 리스크가 크게 호전되면서 세계 경제가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보일 가능성도 열어 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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