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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가 한국 진출하면서 삼화페인트공업부터 찾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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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스웨덴 가구 업체 이케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선명한 파란색과 노란색의 매장 간판일 겁니다.

이케아는 2014년 한국에 진출하면서 이케아가 추구하는 친환경과 실용성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매장 간판 색상에 큰 공을 들였습니다. 스웨덴에서와 동일한 매장 간판 색상을 원했거든요.

그래서 이케아가 찾은 곳이 바로 삼화페인트공업이었습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74년째 페인트 '한우물'만 파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이유로 본업과 무관한 각종 신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삼화페인트공업을 우직하게 페인트 사업만 이끌어가고 있거든요.

특히 소비자나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나 분위기를 색상에 그대로 담아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연간 매출의 4%가량을 항상 연구개발에 쓰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업계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랍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스웨덴의 색채연구기관 NCS와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및 색채 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케아가 고심 끝에 삼화페인트공업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고요.

물론 이런 삼화페인트공업에도 고민은 있습니다. 건설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못하면서 삼화페인트공업도 새 활로를 찾을 필요가 생긴거죠.

그래서 최근 애정을 쏟고 있는 분야가 펫(Pet·반려동물) 시장입니다. 반려동물 시장은 2012년 9000억원에서 올해는 6조원대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죠.

이렇다 보니 삼화페인트공업은 '한우물 경쟁력'을 살려 반려동물과 인테리어가 합쳐진 펫테리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운 겁니다. 반려동물 전문 페인트를 앞세워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Pet+Famliy)족에 다가가는 것이죠. 국내 도료업계에서 삼화페인트공업이 가장 먼저 반려동물 전문 페인트를 선보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 랍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개와 고양이가 사람과 보는 색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은 그렇지 않은 집과 인테리어 색상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또 반려동물의 슬개골 탈구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도 제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바닥재에 미끄럼을 방지하면서 두께감이 있어 슬개골 탈구를 예방할 수 있는 도료를 덧바르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요즘 들어 반려인구를 겨냥한 펫빌라 등 펫하우스가 속속 생기고 있어 반려동물 전문 페인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삼화페인트공업의 생각입니다. 이 시장을 선점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수익 다변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입니다. 올 하반기에 시장에 관련 제품을 선보인다고 하니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면 좋을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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