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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에 목숨 건 남자' 에스유디자인 김길호 대표 "과학적 AI채용 솔루션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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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인테리어·리모델링 전문기업인 에스유디자인의 김길호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지원자의 댓글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바쁜 사람 불러놓고 하룻동안 채용페스티벌을 하면서 구직자를 힘들게 했다”는 내용이었다. 인공지능(AI) 역량검사를 도입한 에스유디자인은 그 지원자의 ‘긍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AI결과표를 보고 최종합격을 보류했다. 김 대표는 “과학적인 AI채용에 놀랐다”며 “결과적으로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똑똑하고 학벌이 좋아도 긍정성, 적극성 등의 인성부분에 결여가 있다면 선발을 하지 않는 것이 채용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마이다스아이티가 올해 처음 연 ‘HR솔루션데이’에 초청강사로 나선 김 대표는 ‘유일하고 탁월한 인재 영입을 위한 채용 브랜드 전략’이란 특강을 했다. 이틀간 열린 이 행사에는 400명안팎의 국내외 기업 인사담당자가 참석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경기도 판교에 있는 뇌신경과학 데이터기반 AI역량검사 솔루션을 개발해 2018년부터 국내외 기업들에 서비스하고 있다.

직원 1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김 대표는 ‘채용에 목숨을 건 중소기업 사장’이었다. 그동안 직원채용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출신의 김 대표는 대기업을 나와 2002년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를 창업 했다. 하지만, 원하는 직원 선발은 쉽지 않았다. 어느날 문득 그는 “우리회사에 돈 벌어다 줄 사람만 찾았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때부터 채용브랜딩 전략을 다시 짰다. ‘직장의 의미’ ‘면접의 의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이에 대한 채용 철학을 세웠다. 김 대표는 “채용은 구직자와 결혼”이라며 “구직자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고 우리는 그런 장소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알렸다”고 했다.
이런 생각은 채용절차 곳곳에 드러났다.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한 구직자에게 ‘우리 회사는 적합한 인재를 뽑아 탁월하게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 지원자들이 다음 채용절차에 지원하지 않아 정말 우리 회사 입사를 원하는 지원자로 좁혀지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후 채용 프로세스에는 에스유디자인만의 채용철학을 심었다. 각 채용절차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지원자 스스로 고민하고 시도해야 하는 채용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첫 서류지원 단계에서는 지원자가 자유롭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토록 했다. 이후 2차 자기소개서는 ‘나는 000입니다’ ‘다른 사람은 저를 000라 부릅니다’같은 지원자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을 했다. 김 대표는 “이 질문에서 30%가 자동 그만둔다”고 했다. 그동안 그 누구도 묻지 않았던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 지원자들이 포기를 한 것이다.

자소서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AI역량검사를 통과해야 했고 이후 하루동안 채용페스티벌도 진행했다. 이날엔 특강, 마술쇼, 게임 등을 하면서 자연스레 회사가 어떤 곳인지 설명하고 지원자들이 회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직원면접, 대표면접, 선배들과 점심식사, 1개월 교육을 마치면 마침내 정식 에스유디자인의 직원이 된다. 중소기업이지만 평균 채용기간은 45일이나 소요됐다. 그만큼 채용에 신중을 기했다는 것이다. 비록 채용수요가 있더라도 기준에 맞는 '적합한 인재'가 없으면 뽑지 않는다.

‘철학이 담긴 채용’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디자인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매 수시채용마다 300~400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응시자들은 에스유디자인의 채용노력에 ‘설레임’ ‘성장’ ‘기대’란 단어로 반응을 보였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큰 성과다. 김 대표는 “채용은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성장의 시작점”이라며 “유일하고 탁월한 경영자급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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