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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의 신화를 만든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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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머니) 현세에서는 만날 수 없지만 크고 작은 영웅들이 인류에게 남긴 삶의 자취와 정신의 유산에 대해 소개코자 한다.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타계하기 전 남긴 인생의 근원적 질문에 차동엽 신부가 울림의 답을 전한다. 청바지의 원조 리바이스의 창업주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성공 여정과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광산 도시 네바다에서 120년 전의 색 바랜 작업복 바지가 발견됐고 인터넷 경매에 올려졌다. 이 바지는 4만6542달러의 낙찰가에 리바이 스트라우스 회사에 매입됐다. 이로써 리바이스는 ‘원조 리바이스 바지’를 손에 넣게 됐다.

(카트야 두벡 지음·모색)는 미국 서부개척 시대 청바지 신화를 만든 리바이 스트라우스(1829~1902)의 일생을 담은 책으로, 그가 성공하기까지의 과정과 ‘철저히 준비하는 사람이 되라,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하지 마라, 관습과 편견을 깨라, 신념을 끝까지 버리지 마라’ 등 17가지 교훈을 전해준다. 독일 부텐하임 지방에서 태어난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당대에 가장 성공적이면서도 사랑받는 사업가가 됐다.

어느 날 오후 말을 탄 네 명의 남자가 리바이에게 다가왔다. 그중 한 남자가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천을 팔았다며 환불해 달라면서 옷감 두루마리를 그의 발 앞에 던졌다. 다른 남자 셋은 권총을 만지작거리며 위협적인 표정을 지었다. 천 값을 모두 돌려 줄 수 없다고 생각한 리바이는 시간을 벌어보려고 다른 천보다 옷감이 질기다고 강조하면서 남은 천으로 다음 날 저녁까지 바지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리바이는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간신히 늙은 재단사를 만나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재단사는 능숙하게 바지 네 벌을 만들었다. 약속한 시간에 바지를 받고 입어 본 패거리들은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리바이를 풀어 주었다. 그는 다시 재단사를 만나 바지를 더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이것이 ‘리바이스 바지’의 시작이 됐다.

리바이는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침착했고, 상대방의 심리와 요구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새로운 바지를 만드는 일에 도전했다. 마차 덮개로 바지를 만드는 것이 평소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위기의 순간에 섬광처럼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리바이는 항상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 처해 있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었다.

그는 이미 십대 시절에 아버지를 따라 행상에 나서면서 자신의 미래가 차별받는 유대인이라는 사회적 구조 속에 갇혀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원인과 해결책이 무엇인지도 예리하게 간파했다. 리바이가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입는 청바지를 만들어 성공한 이후 막대한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처럼 미래의 변화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 덕분이었다. (끝) / 필자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출처 한경 머니 제81호

오늘의 신문 - 2024.04.2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