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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말하는 진정한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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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머니) 고전은 인류가 쌓아온 지적 유산이다. 지적 유산은 현재의 토대이고 미래의 디딤돌이 된다. 현재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서 고전에 대한 이해는 꼭 필요하다.

고전 공부에 대한 어려움을 다소라도 덜기 위해 독법이 분명한 해설서를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저자의 관점에서 고전을 재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고전 공부에 대한 새로운 경로를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고전의 반열에 올라 부동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논어>(論語), <중용>(中庸), <노자>(老子), <손자병법>(孫子兵法), <귀곡자>(鬼谷子)에 대해 새로운 관점과 독법을 제시코자 한다. (편집자주 재정리)

<노자, 비움과 낮춤의 철학>(이석명 지음·천지인))

대학 초년 시절 세상의 진리를 섭렵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접한 첫 책이 <노자>다. <노자> 81장의 첫 구절인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라는 뜻의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는 아직도 화두로 간직하고 있다.

<노자> 전체를 감싸고 피어오르는 하나의 분위기가 있다. 그것은 소박함에 대한 강한 그리움이다. 기업경영자 또는 평범한 보통의 독자이든 <노자>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신을 비우고 낮추는 소박한 태도로 세상을 대하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이 책은 <노자>의 글 중 ‘비움’과 ‘낮춤’의 주제와 관련된 구절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비움, 빔(虛), 고요함(靜), 물, 부드러움, 뒤섬, 역설, 무위(無爲), 길’의 아홉 개 소주제로 나누어 각 단락의 의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고 설명했다.

찻잔이 찻잔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핵심은 바로 찻잔 내부의 빈 공간에 있다. 이처럼 그릇의 쓸모는 그것의 외형보다 그것의 텅 빈 내부에서 나온다. 여유로운 사람은 마음이 비어 있고, 아집이 존재하지 않는다. 외부를 향해 늘 열려 있다. 마음이 비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 <노자>는 ‘바퀴살’ 및 ‘집’의 ‘빈 공간의 효용성’을 언급하면서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역설을 제시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들 높은 무대에 서길 원하는 시대다. 이름을 널리 알리고 명예를 높이 드날리며 세상으로부터 크게 주목받길 바란다. 기회만 되면 TV에, 신문에, 인터넷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나 노자는 우리에게 조용히 충고한다.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려 너무 애쓰지 말라고, 진정한 위대함은 위대하지 않음에 있다고 조언한다. (끝) / 출처 한경 머니 제79호. 필자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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