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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2020년은 O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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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BP) 한국경제신문에서 이코노미스트 《2020 세계경제대전망》이 출간되었다. 세계 각국의 정치와 경제, 비즈니스, 금융 등을 심층 분석하여 미래 예측과 트렌드 분석에 있어 최고의 글로벌전망서로 손꼽히는 이 책은 전 세계 94개국에서 25여 개 언어로 해마다 연말에 전 세계에 번역, 동시 출간된다. 《2020 세계경제대전망》은 이코노미스트지의 저명한 기자들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최고 전문가와 학자, 정치인, CEO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필진으로 참여해 대륙별, 국가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각 분야를 망라한 미래에 대한 폭넓은 정보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10년의 시작이 될 2020년에 펼쳐질 세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정책 당국자나 CEO들이 불확실성 하에서 겪게 되는 의사 결정 부담을 한결 가볍게 해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과 ‘세계 경제 약세’라는 두 가지 주제가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 두 요소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시민들 사이에 불안을 유발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탄핵 심판의 결과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할 민주당 후보까지,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기에 앞서 많은 요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거기에 제조업과 무역 흐름이 흔들리고 기업 신뢰도가 떨어지는 등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면서 현저하게 냉각되고 있는 미국 경제 또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트럼프의 슬로건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코노미스트가 의뢰한 리서치용 AI는 트럼프가 연임에 실패하리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2020년 11월,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미국의 정치는 불안정과 분노라는 양극화의 키워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았다.

세계 경제의 지표는 2020년에도 지속적으로 경기 둔화로 표시될 것이다. 2019년 글로벌 성장세는 이미 둔화되었고, GDP 성장 예측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었다. 미국은 2019년 세 차례나 금리를 인하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추가로 금리를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경제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된 경기 팽창이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두운 전조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중국의 경제도 2019년보다 더 약화될 전망이지만, 중국 정부가 눈앞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자극책을 내놓는다면 비교적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 또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했다. 독일은 외국 수요,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 때문에 2020년을 불황에 가까운 분위기로 맞이할 전망이며, 2020년에는 유럽중앙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보았다. 미국 경기침체의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을 물색하던 트럼프가 그들의 마이너스 금리를 불공정무역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약세와 불황에 대한 두려움은 2020년 후반부에 들어서 빠르게 회복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내놓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금리 인하와 유럽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입이 적어도 기업과 소비자에게 원활한 신용 흐름을 유지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것이 주가를 안정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세계은행총재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는 저금리와 낮은 채권 수익률을 활용해 여러 국가들이 경제 활동을 함께 한다면, 좀더 저 저렴하게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만약 세계적인 규모의 불황이 찾아온다면, 그 주된 원인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세워진 무역 장벽일 것이고, 역사적으로 드문, 경제가 생산 능력을 잃어버리는 공급 측면의 불황이 될 것이라 진단한다. 미중 무역 전쟁은 2019년 종식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대부분 시기에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2019년 10월부터는 일부 관세 부과가 연기되면서 양국 관계가 다소 완화되었지만, 적대 관계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게다가 역사를 들여다봐도 무역 전쟁을 원인으로 한 불황이 어떤 모습일지, 또 이에 대한 올바른 대응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까지 확인된 무역 전쟁의 가장 큰 영향은 사업 신뢰도 하락, 세계적인 제조업 침체, 투자 부진 등이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미중 무역전쟁은 언젠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높은 확률로 유가 상승이나 성장 둔화를 동반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경기 침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계한다. 이러한 때에 다른 나라들은 미국과 중국 중 과연 어느 영향권에 속할 것인가?

미국과 '다섯 개의 눈(Five eyes)‘이라는 정보 동맹을 맺고 있는 영어권 국가들은 서로 끈끈한 신뢰 관계로 이어져 있고, 중화권 국가들은 한 나라를 중심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범위가 매우 넓다. 방대한 영토와 자금을 기반으로 중국이 주변국들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이처럼 두 문화권이 점점 서로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2020년에도 어느 정도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 갈등이 격화되지 않으려면 양측 모두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의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거나 남중국해의 상황이 실제 전쟁으로 번지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적대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기후 변화나 유행병 퇴치, 해양 보존, 북한의 경솔한 행동에 대한 제재 등 양측이 가진 공동의 목표에서부터 해결을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해법을 전한다. 아울러 미국이 관세를 인하하고, 중국이 시장 접근권을 늘리면서 지적 재산권에 대한 약탈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협정을 채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기술 기업들의 행보에도 주목한다. 2019년 무역과 안보를 둘러싼 충돌의 중심에 서 있었던 중국의 기술 대기업 화웨이 뿐 아니라, 수많은 중국의 기술 회사들이 더 다양한 분야로 발을 뻗으며 경쟁 세력이 없거나 불완전한 시장을 파고들며 세계적 규모로 성장 중이다. 2020년 해외 확장을 노리고 있는 그들이 과연 화웨이를 넘어선 역풍의 주역이 될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도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첫 번째 포문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연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슈퍼카에 더 집착할 것이고, 나아가 하늘을 나는 자동차까지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에는 기술 변화에 민감한 얼리어답터들이 반드시 구입해야 할 최신 기계라며 소형 개인용 항공기를 탐낼 수도 있으리라 전망한다. 세계 최대의 멀티콥터 드론 제조사 중 하나인 중국의 기업 이항이 ‘이항216’이라는 모델로 2020년 본격적인 상업용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그밖에 오프너, 볼보콥터, 에어버스, 우버까지 경쟁에 뛰어들어 그 열기를 더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두 번째,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한 ‘맞춤 치료’의 시대가 온다고 꼽았다. 인간의 유전자 중 단 하나의 DNA에만 오류가 생겨도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SO)’라고 불리는 기술을 이용해 한 사람을 위한 맞춤 치료제를 개발해왔던 계획이 2020년에는 결실을 맺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이 ‘N-of-1’이라는 치료제가 일반화되고 많은 자선 단체와 민간 재단의 관심을 끌게 된다면, 다수를 위해 만들어진 기성 치료제보다 더 저렴해질 수 있으며, 의료 산업 전체를 흔들어놓을 잠재력이 될지도 모른다고 전한다.

세 번째로는 ‘TV스트리밍’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TV스트리밍 시대는 TV 블록버스터 시대의 예고이자 서문일 뿐이며, 2020년 세계 최대의 기술 기업들 중 일부는 이미 TV와 음악에 혁명을 가져온 온라인스트리밍을 비디오 게임에 도입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았다. 그동안의 수많은 실패 사례를 극복하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마침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며, 이로써 가입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가장 진화된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으리라.

네 번째로 2020년은 ‘욜드’ 또는 ‘영원한 중년’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만 65세에서 만 75세 사이의 젊은 노인(Young Old)을 지칭하는 욜드들이 2020년부터 본격적인 은퇴 연령(만 65세)에 도달하는 시기가 된다. 따라서 2020년을 기점으로 향후 몇 년간 은퇴 인구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한 2020년은 전 세계 사상 최초로 중위 연령이 30세를 넘어가는 해가 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젊은 일꾼들이 줄어들고 노년층이 늘어나는 현상은 전 세계적 인구 변화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인식과 정책, 예산 등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도를 맞아 지난 수십 년간 미래학자들이 2020년을 두고 어떤 장기적인 예측들을 했을지를 돌아보는 특별 섹션 ‘2020 비전’을 마련했다. 그리고 2020년을 목전에 앞둔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앞으로의 새로운 미래(2030~2050년)를 놓고 벌이는 예측들을 들어본다. 1990년대 초 이 책과 같은 타이틀을 지닌 책 《The World In 2020》을 출간했고, 현재 《The World In 2050》이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 중인 한 저널리스트는 30년 후의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했을까?

먼저 그는 30년 후 지구상에 약 100억 명의 인구가 살게 될 것이며, 각 지역을 가르는 가장 뚜렷한 통계학적 지표가 바로 연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또한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이 중산층에 편입될 것이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미국은 지식 측면에서 여전히 리더의 역할을 유지하겠지만, 숫자 면에서 압도적인데다가 젊은 층의 교육 수준이 높아진 신흥국 국민들의 생각을 존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언한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에 우리가 보인 모습들 중 미래 세대들을 경악하게 만들 만한 생각과 행동들이 무엇일지 짚어보며, 딥마인드의 창립자 데미스 허사비스와 화웨이의 CEO 런정페이로부터 앞으로의 기술 진화에 대한 통찰력을 듣는다.

그밖에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도교올림픽을 준비하며 그동안 중국과 한국, 미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손상된 ‘최신 기술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려 애쓸 일본과 아베 정부의 야심을 전하고,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이반 피셔의 글을 소개한다. 또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을 맞아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간호사의 해’를 돌아보며 AI가 대체하지 못할 간호학의 잠재력을 파헤치고, 금주법 시행 100주년을 맞아 현재의 음주문화 자체가 젊은 세대들에게 점차 멀어지고 있음을 진단하는 등 2020년을 맞아 우리가 알아야 할 재미있고 놀라운 이슈와 비전들을 일목요연하게 설파한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