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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박물관을 다니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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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뉴욕(미국)=김현석 한국경제 특파원) 뉴욕은 문화 예술과 전시의 도시다. 브로드웨이로 대표되는 극장과 공연장,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등 박물관과 도서관 등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문화의 향기가 가득하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뉴욕시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213개 있다. 숫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전시의 격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래서 뉴욕을 방문한 사람들은 반드시 두세 곳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 둘러본다. 뉴욕에 오면 볼 만한 세 곳의 박물관을 소개한다. 그리고 무료입장 등 몇 가지 팁도 덧붙인다.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으로는 ‘더 메트(The Met)’라고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in New York)이 꼽힌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the Louvre), 영국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뉴욕에서 가장 큰 박물관이기도 하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3개 층에 400여 개 전시실, 330만 점의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중세 시대 유럽 갑옷·패션·사진·현대미술까지 광범위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워낙 한국인 방문객도 많아 한국어 가이드도 제공된다.

이들 전시 작품들을 모두 보려면 며칠이 걸릴 것이다. 서너 시간 만에 둘러보려면 먼저 2층으로 향하자. 가장 인기 있는 800~830번 방에는 19세기 유럽 인상파들의 회화가 전시돼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밀짚모자를 쓴 자회상’ 등과 에드가 드가, 르누아르, 폴 고갱, 폴 세잔 등의 명작을 찾아볼 수 있다. 렘브란트의 그림, 피카소와 헨리 마티스의 명작도 있다.

그런 뒤 1층에서 이집트와 그리스 조각과 미술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집트 전시물은 압도적이다. 구석기 시대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미술품 2만6000점 이상이 전시돼 있다. 가장 핵심은 덴두르 신전(The Temple of Dendur)이다. 기원전 15년에 이집트 누비아에 세워졌던 이 신전은 아스완 댐의 공사로 물에 잠기는 운명에 처하자 1965년 이집트 정부가 미국에 통째로 선물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항상 붐빈다. 2016년 730만 명이 다녀가 세계 넷째로 관람객이 많았다. 사람이 가장 적은 날은 금요일·토요일 늦은 저녁이다. 오후 9시까지 개장하는데 오후 7시 이후엔 한산한 편이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는 5층에 루프가든카페가 유명하다. 5~10월 개장하는데 센트럴파크의 탁 트인 전망이 멋지다. 종종 재즈 공연도 펼쳐진다. 4층의 레스토랑 다이닝룸에선 뉴욕에서도 최고급 수준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메트 브로이어(Met Breuer)와 메트 클로이스터스(Met Cloisters) 등 2곳의 분관을 갖고 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입장권을 사면 당일 두 곳을 무료 방문할 수 있다. 메트 브로이어는 현대 예술이 전시돼 있고 본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중세 유럽 수도원 스타일의 메트 클로이스터스는 맨해튼 북쪽 끝에 있다. 아름다운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어 여름에 방문하면 예술품 구경과 함께 기분 좋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둘째로 소개할 곳은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oMA : Museum of Modern Art in New York)다. 맨해튼 미드타운 한복판에 자리한 이곳은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들르는 곳이다. 이곳은 짐이 있다면 반드시 맡겨야 한다.

가장 핵심은 5층 전시실이다. 1880~1950년대 그림을 모아 놓았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모마에 있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3부작도 유명하다. 5층을 집중적으로 구경한 뒤 한 층씩 내려오면서 관람하면 편리하다. 4층에선 잭슨 폴락, 앤디 워홀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모마는 매주 금요일 오후 4~8시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철이면 오후 2시부터 줄이 형성된다.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겨울 등 비수기, 특히 오후 6시 이후에 가면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입장권을 사면 14일 이내에 롱아일랜드시티에 있는 분관 모마 PS1에도 들어갈 수 있다.

올해 모마를 가려는 사람들은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모마는 대대적인 리모델딩을 위해 6월 15일부터 10월 21일까지 문을 닫는다. 4억5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이번 리모델링이 끝나면 전시 공간은 12만5000평방피트에서 16만5000평방피트로 4만 평방피트가 추가된다. 헨리 마티스의 ‘더 스위밍 풀(The Swimming Pool)’ 등 그동안 전시되지 못하던 그림들이 걸리게 된다.

현대 미술을 즐기는 이는 모마와 함께 휘트니미술관도 방문할 만하다. 이 미술관은 미국의 거부 밴더빌트 가문의 창립자,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가 설립했다. 이름도 그의 마지막 이름을 본떠 지었다. 20세기 미국 예술이 핵심이다. 팝 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작품들이 유명하다.

셋째로 소개할 곳은 뉴욕 자연사박물관이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인 이곳은 자녀가 있다면 꼭 방문할 만하다. 거대한 전시 공간에서 지구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첨단 시설도 많다. 3차원(3D) 영상을 통해 공룡의 역사와 동식물의 진화 과정 등을 보여준다.

박물관 입구에 있는 거대한 공룡 화석 뼈 앞에서 인증 샷은 필수다. 1층 해양관에선 훌륭한 천장에 매달려 있는 실제 사이즈의 고래를 포함해 해양 생물 모형을 볼 수 있다. 포유류관에도 호랑이와 코끼리 등 각종 동물이 자연 서식지에 있는 것처럼 전시돼 있다. 2층의 나비 온실은 10월부터 5월까지 개장되는데 500마리 이상의 진짜 나비가 날아다닌다. 3층으로 가면 우주의 역사를 볼 수 있다. 4층은 공룡 전시실이다. 자연사박물관의 핵심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흥미를 가질 만한 전시물들이 다양하다.

이 밖에 뉴욕엔 여러 박물관들이 많다. 한국인에게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곳 중 하나를 추천할 곳은 프릭컬렉션이다. 석탄왕 헨리 클레이 프릭(1849~1919)이 살았던 맨해튼 대저택을 바꿔 그의 수집품을 전시한 작은 미술관이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같은 곳에 비하면 규모가 훨씬 작다. 위치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근처인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다.

16개의 상설 갤러리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회상, 렘브란트와 드가, 밀레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고풍스러운 맨해튼 대저택과 세계적인 그림들이 한 데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중앙정원으로 불리는 실내 정원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프릭이 살던 몇몇 방이 20세기 초의 모습 그대로 보존돼 공개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세기적 부자인 프릭 일가가 어떻게 살았는지 볼 수 있다. (끝) / realist@hankyung.com (출처 한경비즈니스 제12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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