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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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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박지연 대학생 기자) 11월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동작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과 스마트폰을 사이에 두고 학생의 열띤 설명이 이어졌다. 이날은 ’중앙대 학생들과 함께하는 스마트폰 특강‘의 2주 차 주제인 ’카카오톡 마스터‘ 교육이 이뤄지는 날이었다. 카카오톡의 설치부터, 메시지 작성, 이모티콘 활용법, 친구 추가하고 숨기거나 차단하기, 카카오톡 단체방 만들기 등 메신저의 기능에 대한 교육이 학생과 어르신이 일대일로 짝을 이뤄 진행됐다. 박광엽(83)할아버지는 “그런데 배경화면은 어떻게 바꿨더라”며 지난 수업 때 궁금했던 점을 학생 멘토에게 질문하고 꼼꼼히 메모까지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70대 이상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42.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 기기 이용능력이 포함되는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의 경우 70대 이상 노년층은 일반 국민 대비 27.4%로 가장 낮았다. 해마다 정보화 수치가 오르고는 있으나 여전히 노년층의 정보화 수준은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노인 정보화 교육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번 봉사를 기획한 CAU Together 기획봉사단 노인스마트폰교육팀의 임성환(중앙대‧23)팀장은 “스마트폰 사용 방법을 몰라 어려워하는 어르신을 지하철에서 만났던 경험이 이번 봉사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키오스크(무인주문기)의 사용법을 어르신들이 어려워한다는 기사를 접한 후 노인 정보화 교육을 통해 정보 소외 계층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임 씨는 모바일 및 스마트폰의 기능을 아예 모르는 어르신께 도움을 드린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그 후 스마트폰의 기초 기능부터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어르신들이 다양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획봉사단원들과 함께 봉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때문에 1주 차에는 와이파이 및 데이터 설정 방법, 화면 밝기 조정, 전화번호 등록과 같은 기초 기능을, 2주 차에는 카카오톡의 다양한 기능을, 3주 차에는 병원 예약 방법, 지도 어플을 통한 길 찾기나 지하철 시간 검색 등을 다뤘다.

이 날 참여한 10명의 대학생 봉사자 역시 기획봉사단원이 직접 선발했다. 임 씨는 “선발하려고 했던 인원보다 약 두 배가량 많은 지원자가 학생 봉사자에 지원했다”며 간단한 자기소개서를 통해 봉사 학생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봉사에 참여한 박재형(중앙대‧26)씨는 “많은 인프라가 스마트폰에 맞춰지면서 갈수록 어르신들만 소외돼 ’디지털 푸어‘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느꼈다”며 “직접 어르신들을 도우며 어려운 점들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노인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에 평소 관심을 갖고 있어 봉사에 참여하게 된 김건태(중앙대‧24)씨는 "메시지를 입력하고 전송할 때, 각각 단계에서 어떠한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드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스마트폰 교육에 대한 어르신들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동작노인종합복지관의 관계자에 따르면 복지관 내 정보화 프로그램 중 컴퓨터 수업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 반면, 모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대한 어르신들의 관심도가 높다고 한다. 때문에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폰 정규 수업(8개 반/ 18명 정원)의 경우 접수 및 출석률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번 ’중앙대 학생과 함께하는 스마트폰 특강‘ 역시, 모집을 완료한 이후에도 4-5명 정도의 어르신이 참여를 희망하기도 했다.

교육이 끝난 후 박광엽 씨는 이번 특강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박 씨는 “평소엔 기본적인 기능만 다룰 줄 알았는데 선생님(대학생 봉사자)이 옆에서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주셔서 이해할 수 있었다”며 “특히나 카카오톡 전화 기능에 대해 궁금했는데 교육을 통해 배우고 직접 할 수 있게 되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봉사자들 역시 봉사를 통해 뿌듯함을 느꼈다. 김건태 씨는 “어르신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어렵다고 느꼈던 점을 함께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스마트폰 사용법이 어려워도 주변 지인에게 기능을 물어보는 것이 어렵다고 말씀하셨던 어르신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박재형 씨는 “앞으로도 일회성스러운 멘토링보단 어르신들이 디지털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며 “사회가 좀 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끝) /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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