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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인기있는 국내 빵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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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한경비즈니스 기자) 1986년 서울 광화문에 생소한 간판이 걸렸다. 지금은 한국 빵을 대표하는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당시 ‘○○제과’, ‘○○당’, ‘○○명과’가 주를 이루던 빵집 이름 속에서 ‘파리바게뜨’라는 네이밍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파리바게뜨는 일본식 빵과 미국식 빵이 주를 이루던 한국 시장에 프랑스풍 베이커리 문화를 소개하며 국내 빵 시장 트렌드를 주도해 왔다. 1980년대 단팥빵과 크림빵 등 간식 빵이 대부분이었던 제빵업계에 다양한 프리미엄 디저트와 간편식 제품을 선보이며 새로 빵 문화를 만들어 왔다.

1988년에는 ‘빵을 나누면 끼니가 되지만 만드는 기술을 나누면 꿈이 된다’는 ‘상미당(SPC그룹 전신) 정신’을 기반으로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사업 약 8년 만인 1996년 업계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단 한 번도 베이커리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대한민국 빵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파리바게뜨의 연구·개발(R&D)은 메뉴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효모와 유산균 등 식품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꾸준한 R&D로 품질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2016년 출시한 토종 효모 빵은 누적 판매량 2억5000만 개를 돌파했다.

현재까지 출시한 토종 효모 빵 제품은 총 70여 종으로 누적 매출은 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인구 한 명당 4.8개의 파리바게뜨 토종 효모 빵을 먹은 셈이다.

최근에는 토종 효모와 토종 유산균을 혼합한 발효종으로 만드는 ‘시그니처 브레드(signature bread)’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SPC그룹이 13년간 미생물 수만 개에 대한 특성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SPC그룹의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는 2016년 국내 최초로 토종 효모 발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어 서울대·충북대와 함께 유산균과 효모의 혼합 발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맛과 풍미를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제빵 발효종을 개발했다.

발효종은 효모와 유산균 등 많은 미생물이 공존하는 배양물로 전통적인 제빵법에 이용된다. 제빵 시 맛과 풍미, 건강 유익성이 좋아진다고 알려졌지만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하기 어려워 주로 숙련된 제빵사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사용돼 왔다.

학계와 업계에서 관련 연구를 지속해 왔지만 효모와 유산균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선별적으로 사용한 ‘발효종’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적인 발효종 제빵법의 장점을 살리면서 안정적인 품질 관리가 가능해져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소비자 접점에서도 혁신을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2018년 9월부터 시작한 배달 서비스 ‘파바 딜리버리’ 서비스를 확대하며 ‘빵도 배달해 먹는 시대’를 열고 있다. ‘파바 딜리버리’는 월평균 주문량이 론칭 초기에 비해 13배 이상 늘어나며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파바 딜리버리’의 월평균 매출 신장률은 30%에 달한다. 빵 샌드위치, 케이크 등 베이커리류에서부터 커피·빙수 등 음료까지 매장에서 판매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배달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배달이 어려웠던 케이크를 배달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케이크는 파손, 형태 변형 등에 대한 우려로 전문 배달 업체들도 ‘배송 불가 제품’으로 분류했었다. 파리바게뜨는 ‘케이크 딜리버리 패키지’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지난해 10월 특허 등록을 마쳤다.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 역시 순항하고 있다. 중국·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40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3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가맹점 수가 직영점 수를 넘어섰다.

미국에도 2002년 현지 법인을 설립, 2005년 10월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1호점을 열고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중심으로 현재 7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미국에 진출할 당시 오봉팽(Au Bon Pain),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s), 프레타 망제(Pret A Manger) 등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파리바게뜨는 2002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철저한 시장 조사와 현지 트렌드를 분석, 2005년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 미국 1호점(웨스턴점)을 오픈했다. 이후 미국 동부에서는 핵심 상권을 동시에 공략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미국 서부에서는 샌타클래라·샌호세 등 젊은 고학력·고소득층이 거주하는 주택가 위주로 거점 전략을 펼쳤다.

파리바게뜨의 전략은 먹혀들었다. 특히 2013년부터 뉴욕 맨해튼 주류 시장 상권인 타임스스퀘어·미드타운·어퍼웨스트사이드 등에 진출해 성장을 이어 가며 맨해튼에서만 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맨해튼 주류 상권에 문을 연 매장들은 모두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뉴요커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서부 지역에서는 2005년 1호점을 연 이후 부에나파크·얼바인 등 캘리포니아 주의 대표적인 주택가에 매장을 선보이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2014년에는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10년간의 준비 끝에 마침내 브랜드의 지향점이자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문을 연 것이다. 빵이 주식인 프랑스인들은 자부심이 높아 미국·일본 등 제빵 선진국의 기업들도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파리바게뜨는 고급화·다양화·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갔다. 진출 초기에는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고객 친화적인 이벤트와 체험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파리바게뜨 프랑스 매장은 모두 장인 정신이 깃든 ‘불랑주리’ 매장이다. 프랑스 빵집은 고급인 불랑주리와 일반 빵집인 스낵 매장으로 나뉜다. 불랑주리는 현장에서 반죽부터 제조까지 다 하는 고급형 매장이다.

반면 스낵 매장은 반죽이 완료된 상태에서 빵을 굽기만 하는 곳이다. “처음부터 이류 이미지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파리바게뜨는 불랑주리로 시작했다. 파리 매장 주방에서는 새벽 2시부터 반죽을 시작해 오전 7시에 빵을 내놓는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 유기농 인증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파리 점포에는 하루 평균 700여 명이 다녀가고 점심시간 전후에는 긴 줄을 서는 명소가 됐다.또한 현지 소비자들 입맛에 맞는 메뉴를 20~30% 정도 구비하며 현지화했다.

특히 해외 브랜드의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과 프랑스 제빵 시장에서 거둔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에 기반한다. 100여 종 이하의 빵을 취급하는 해외 베이커리와 달리 300여 종이 넘는 빵을 선보인 것 또한 성공 요인이다. 매달 현지인 입맛에 맞는 신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맛을 찾는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익숙하지만 외국에서는 생소한 ‘집게를 들고 직접 고르는 방식’ 역시 신선하게 다가갔다.

파리바게뜨는 1호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11개월 만에 2호점을 열었다. 북서부 노르망디 지역에 빵(휴면 반죽) 공장도 세우고 있다. 3호점 개점도 예정돼 있다. 빵 공장이 완성되면 향후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끝) / kye0218@hankyung.com 출처 한경비즈니스 제1252호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2KXsIQ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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