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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에게 각광받는 '책쓰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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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장수민 대학생 기자)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형 취미가 유행함과 동시에, 비교적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책쓰기 프로젝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책쓰기 프로젝트 업체 글 EGO(글이고)의 정원우 대표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15기까지 전 기수가 오픈 후 일주일 내에 모두 마감됐다. 특히 20대가 전체 수강생의 60~70%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대학생 한 명을 만나 체험 후기를 들어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를 말해 달라

서강대에서 아트앤테크놀로지를 공부하고 있는 현준호다. 학과 특성 상 글 쓸 일이 많다. 솔직하게 내면을 써야 하는 글도 많았는데, 과제에서는 피드백이 성적으로만 돌아온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부분이 좋은지, 더 고쳐야 하는지 가르쳐 주시지 않으니 그 부분이 아쉬웠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서는 직접 작가님께 피드백을 주시니까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또 내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의 의미가 있고, 출판을 하게 된다면 그게 흔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니까 참여하게 되었다. 2018년 8월 말부터 시작해서 10월 11일에 끝난 14기에 참여했고, 금요일 8시-9시반 타임이었다.

- 프로젝트 과정을 소개하자면

우선 온라인으로 신청한다. 한 타임에 10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한 권의 책을 쓴다. 6주 동안 1주일에 1번, 1시간 반씩 만나는데,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게 재미있어 시간이 조금 초과될 때도 있다.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장르로 표현한다. 첫 회차에서는 작가님이 출판시장과 문학적 글쓰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 후부터는 다양한 표현법을 배우고, 글에 대한 피드백도 받는다. 마지막 회차에는 같이 수강하는 사람들과 투표를 통해 책 제목도 정하고, 표지도 정하는 시간도 가진다.

- 책쓰기프로젝트에서 다루고자 했던 내용은 무엇인가

방학 동안 집에 있었다. 일주일 동안 집에서 했던 생각 위주였다. 한 번쯤은 살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건가, 소위 말하는 현타(현실자각타임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닫는 것)가 올 때가 있다. ‘내가 사니까 사는 거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솔직하게 써 보고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감정이 드는구나, 하면서 일상의 한 장면을 포착해서 쓰고 싶었다.

- 책쓰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얻은 점, 좋은 점이 있다면

우선 최소 분량이라는 게 있다. A4 10장을 완성함으로써, 나도 글을 완성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내가 이런 인간이구나, 하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나고 책 쓰는 사람들끼리 뒤풀이를 갖는 시간도 있었다. 어떤 글을 쓰고, 공유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멋있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에세이, 동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특이한 표현도 배우게 되고, 표현의 폭도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진 것 같다.

-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6주라는 시간이 내가 써 놓은 글이 없다면 새로운 글을 쓰기엔 조금 짧은 것 같다. 퇴고를 자주 해도 문장이 투박했다. 대표님께도 말한 적 있는데, 6주는 조금 짧은 것 같고 8주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 책을 낸다는 게 부담스럽거나 힘들지는 않았나

오히려 혼자 했으면 더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글을 써서 편집도 하고, 표지 디자인도 해서 출판사와 인쇄소 모든 과정을 개인이 하기엔 막막하고 어려울 것이다. 또, 열 장으로 출판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런 분량적 측면에서도 같이 하는 게 좋았고, 출판 과정은 업체에서 담당해주니 수월했다.

- 왜 20대들이 이런 책쓰기에 열광하는 것 같나

요즘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다. 표현의 창구는 분명 많다. 예를 들면 SNS도 그 창구 중 하나이다. 하지만 SNS에는 행복한 일들만 나타낸다. 어디 가서 좋았고, 뭘 먹어서 좋았고. 하지만 사람들이 늘 좋을 수만은 없지 않느냐. 부정적인 생각을 보여 줄 수 있는 창구도 필요한데, ‘아, 감성충이다’ 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 보면 글이라는 방식이 있다. 그런데 글을 쓰는 것에서 가장 멀리 나가는 것이 출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들 하지 않을까 싶다.

- 추천하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글은 특별한 사람이나 쓴다는 편견이 있는 사람이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막연한 생각들을 붙잡아서 단어로 바꾸는 게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고, 그걸 얘기함으로써 자기한테 유의미한 시간이 된다면 참여했으면 좋겠다. (끝) /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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