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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취준생이 쓰는 약어 '삼전, 댄공, 지칼, 현기차’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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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삼전, 댄공, 지칼, 현기차...’

무슨말일까요? 취업준비생들이 부르는 기업들의 약자입니다. 어느 기업인지 아시겠습니까? 삼전은 삼성전자의 줄임말이고, 댄공은 대한항공, 지칼은 GS칼텍스를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요즘 국내 기업들의 회사이름이 한글과 영어로 조합된 이름이 많고 긴 이름도 있다보니 줄여 부르기에 익숙한 취준생들이 지어낸 신조어 입니다. 이 또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징이고 아이디어 인 것 같습니다. 세종대왕이 들으면 대노하시겠지만요...

말줄임을 한 기업들은 또 있습니다. 한화그룹의 한화 방산은 ‘한방’이라고 부르고, 한화케미칼은 ‘한케’라고 구직자들은 표현합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신금투’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는 ‘한타’ 금호타이어는 ‘금타’로 불립니다. 정유회사 현대오일뱅크는 ‘현오뱅’으로 통합니다. GS샵은 ‘지샵’으로 불리고요. 현대차를 ‘현차’라 부르고, 기아차를 ‘기차’라 부르면서 현대기아차는 ‘현기차’로 취준생들에게는 보통명사화 되어 있기도 합니다. 롯데그룹의 롯데면세점은 ‘롯면’ 롯데백화점은 ‘롯백’이라 불립니다. 또, 커피회사인 동서식품은 ‘갓서식품’으로 통하는데 이유는 채용규모가 작으면서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선호하기 때문이랍니다.

말줄임은 회사이름 뿐이 아닙니다. 오는 20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을 앞두고 치러진 서울대학교 GSAT모의고사에는 응시자가 몰렸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단톡방에는 ‘설대(서울대) 모고(모의고사) 엄청났다면서요?’라는 말과 함께 “취난(취업난)이 심각하기 한 모양이네요!”란 댓글도 많았다고 합니다. 모의고사도 ‘모고’로 통할 정도입니다.

또한, 이력서·자기소개서를 복사해서 붙여넣는다는 것을 ‘복붙’이라 부르며, 채용설명회는 ‘채설’로 이미 학생들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됐습니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구직자들 사이에선 ‘7합9탈’ ‘8합10탈’이니하는 말도 종종합니다. 서류 ‘7합9탈’은 서류전형 7곳 합격, 9곳 탈락이라는 의미입니다. 취준생들의 취업 고민은 현재 ‘오카방(오픈카카오톡방)’에서 활발하게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20대 구직자들이 약어를 쓰는 것은 어찌됐건 빨리 취업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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