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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공공과 민간의 협력사업 중재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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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글로벌 컨설팅회사 플래시먼힐러드(FH)코리아의 이지윤(54) 이해관계자센터장은 서울시설공단 33년 역사 최초로 여성 CEO를 맡았다. 그가 공단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PR 업계에서만 20년가량 일한 경력이 밑바탕이 됐다. 이 센터장은 “시설 관리 중심이었던 서울시설공단이 시설에 콘텐츠를 담기 시작했다”며 “시설을 마케팅하고 수익을 올리는 민간 전문가가 필요했는데, 내 경력이 맞았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어린이대공원, 청계천 등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한 것도 그가 서울시설공단 본부장으로 재직했던 시절의 실적이다. 고척스카이돔 운영권 입찰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맡아 심사위원 만장일치 선택을 받기도 했다. 그의 이런 노력으로 서울시설공단은 2014년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가’ 등급을 받았고, 2015년에는 장충체육관 인수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실력을 인정받아 그는 최초의 여성 이사장까지 맡게됐다.

이해관계자센터 설립은 4300여명의 직원과 6개의 노조로 구성된 복잡한 서울시설공단 조직을 이끈 경험 연선상인 셈이다. 9월 25일 이해관계자센터 사무실에서 이지윤 센터장을 만나 그가 걸어온 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 서울시설공단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로 일했다. 되돌아본다면

“서울시설공단의 업무는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일이 60~70%다. 여성으로서 가진 공감·소통 능력과 PR 분야에서 20년 일했던 전문성이 도움 돼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재직 당시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자면

“공단이 올해 설립 36주년이다. 최초의 여성 CEO이자 노조에서 처음으로 감사패를 받은 이사장이 됐다. 재직하면서 인권존중, 가족친화 등을 추구하는 공단 기업문화를 정착했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민간기업 협력을 이끌어 수익을 증대하기도 했다. 지금도 공단이 행정안전부 경영평가에서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것이 큰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 이사장을 마친 후 이해관계자센터를 세웠는데

“이해관계자센터는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에서 운영한다. 플레시먼힐러드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다. 국내에서 플레시먼힐러드는 지금까지 PR과 공공관계 활동(Public Affair)분야에서 어려운 이슈들을 해결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민간과 공공기관을 두루 경험하면서 전문성과 경험을 살리는 일을 찾다가 이곳에 이해관계자센터를 만들게 됐다.”

- 이해관계자센터라는 곳이 다소 생소하다

“공단에서 일할 때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공공기관은 일하는 방식과 가치가 민간기업과 다르다. 그래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협력 사업을 하면 갈등이 늘 존재한다. 중간자 역할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해관계자센터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 사회생활의 첫발은 어디서 무엇이었나

“28살에 결혼을 하면서 유학과 공부를 모두 포기했다. 그때까지 경력도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헤드헌터로부터 PR 비즈니스 아르바이트생 제안을 받고 일을 하게 됐다. 이틀 동안의 아르바이트였는데, 열심히 해 6개월 계약직이 됐다. 계약직일 때도 열정적으로 일해 정규직이 됐고, 그렇게 사회생활이 시작됐다.”

-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정규직이 됐다. 일을 굉장히 잘했나 보다

“사람에 관심이 많고 그 사람의 특징을 잘 기억한다. 고객사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챙겼더니 회사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 정도 열심히 일하다보니 업계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났다. 첫 직장에서 외국계 IT 기업의 홍보를 주로 맡았다. 처음 맡은 고객사가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빌 게이츠 회장 방한 준비까지 맡았었다. (웃음)”

- 같은 분야에서 20년가량 일했다.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이 나랑 잘 맞았다. 신입 때는 이 일에 관심이 많아서 신나게 일했고, 경력이 많아지면서는 일에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책임감이 강해서 일을 주면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 열정을 북돋우는 편이다. 셀프 캠페인도 잘한다.”

- 셀프 캠페인은 어떤 건가

“본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도구에 대입하는 것이다. 공단 이사장때는 ‘알이 없는 시계’를 차고 다녔다. 이사장이라는 자리는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안고 생활하는 자리다. 알이 없는 시계를 보면서 ‘나의 시간이 시민의 세금’이라는 인식을 늘 했다. 그만큼 더 열심히 시간을 보

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센터장을 맡고 나서는 유리를 활용한 캠페인을 한다. 유리는 투명하고 깨지기 쉽다. 반면 빛이 들어오면 아주 아름답다. 이해관계자센터는 유리와 같다. 이해관계자와의 관계가 깨지기 쉽지만 잘 소통하면 빛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로 유리를 늘 곁에 둔다."

- 청년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외부환경으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단기간의 목표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다 잘 될 것’이라고 스스로 용기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끝) / jinho2323@hankyung.com (출처 캠퍼스 잡앤조이.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2BcBd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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