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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와 일본 취업 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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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갑작스러운 한일관계 악화가 국내 취업준비생들에겐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 취업 여건이 어려워진 탓이다. 실제로 많은 정부부처 및 기업이 예정된 일본관련 취업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9월 24일과 26일 이틀간 서울과 부산에서 열 예정이던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열지 않기로 했다. 이 행사는 고용부와 코트라(KOTRA),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매년 상·하반기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취업박람회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일본 내 한국인 수요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일본으로 눈을 돌렸던 취업준비생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전 수학과인데, 최근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IT인재가 부족하다고 해서 몇 년전부터 일본 취업을 위해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이런 일이 터져서 걱정이 많이 돼요. 주변 친구들 눈치도 많이 보이고요.” 9월 10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본채용박람회’에 온 한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다.

또 다른 박람회 참가자는 “사전 서류심사에 합격해서 오늘 면접을 보러 왔는데 부모님이 면접을 보지 말라고 말리셨다”며 “국내 취업이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길이 열린 것 같아 기뻤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 매우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관계 악화로 인한 대처가 취업준비생들은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국내 청년 취업시장은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주요 대기업의 33.6%가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다. 올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도 17.5%에 그쳤다. 통계청이 밝힌 청년 고용률도 지난해 말부터 줄곧 40%대에 머물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일관계와는 별개로, 일본관련 채용박람회는 포기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국내에 일본기업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가 많고 일본 내에서도 여전히 한국 대졸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 앞서 협회는 사전 서류 지원을 받았는데 800여 개 지원서가 모였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협회의 예년 행사 흐름에 비춰 적지 않은 양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IT업종에서 두드러진다. 우선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국민 특성상 일본에 IT관련 인재가 저조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울러 IT업계에선 언어능력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적다.

한 일본취업 전문가는 “IT업종은 일이 있을 때는 밤을 새서 하고 없을 때는 없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많은 일본인이 이런 업무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만약 같은 조건으로 일이 많은 5급 공무원과 저녁이 보장된 9급 중 선택하라고 하면 대다수가 안정적인 9급 공무원을 택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물리적으로나 감성적으로 가장 가까운 한국의 인재는 일본에선 여전히 매력적인 존재다.

한편, 무역협회는 올해 총 7개 해외취업박람회를 연다. 이중 2개를 열었고 10~11월 중 5개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무역협회 측은 “향후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협회의 주력 사업인 대규모 일본채용박람회 역시 11월,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울 코엑스와 일본 도쿄에서 그대로 열린다. 코트라와 산업인력공단 역시 기존 일본기업 취업 알선 등의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끝) /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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