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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어려운 질문을 다루는 방법 15가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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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대변인이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기본 원칙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필자는 기업 리더를 대상으로 '미디어 및 메시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목적이 있는 공식적 자리에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다루어야 하는 기업 임원 리더, 대변인, 정부 장차관, 정치인 등 모두가 대상이다. (이 글은 기자들로부터 어려운 질문을 받는 공직자 기업 등의 홍보담당자, 대변인 등이 어떤 답변을 하는 것이 좋은지 사례별로 정리한 글입니다. 편집자주.)

주로 일대일 코칭 형식으로 실제 실습이 수반되는 학습 프로그램이다. 기업과 관련된 주요 질문을 듣고 답변을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그 영상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보면서 질문에 대한 답변 구성, 내용, 톤 앤 매너, 핵심 메시지 그리고 그 영향을 살펴보는 과정이다. 실제 미디어 인터뷰를 경험하는 기회도 되겠지만, 질문의 핵심 주제를 생각하고 답변의 내용과 표현 방식을 미리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가치이다.

비즈니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적 영역이 아니다. 그건 공적인 활동으로 주의하고 생각해야 한다. 리더의 언어는 영향력이 있다. 생각하지 못한 반응을 야기시킬 수 있다. 교묘하게 상황을 빠져나가거나 동문서답 스킬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의사소통', 즉 바로 선 '의사'가 올바른 '소통'을 가져온다는 기준 하에 함께 논의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리더의 언어가 영향을 준다는 측면에서 리더의 언어는 쉽게 결정해 전달되면 안 된다. 리더가 가장 힘든 것은 '불확실하고 역설적인 상황'에 매일 노출되는 점이다. 비즈니스 상황에서 언제나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이 진행되거나 자원의 한계로 지금은 부족한 것이 분명 존재한다. 미디어나 이해관계자는 그 부족하고 문제가 있는 측면을 지적한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실수나 부족함을 인정하도록 공격적이고 유도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하다. 미디어의 인터뷰를 하는 자리이든, 공개석상에서 질문을 받는 상황이든 핵심적인 질문 유형과 그에 대한 대응의 방법을 간결하게 정리해본다. 인터뷰 스킬을 향상하는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이것이 모든 상황에 다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른 실전적 내용이다.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해 두고 읽기 바란다.

1. 사실인 것처럼 전제를 놓고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 (Loaded Questions)

이런 질문은 보통 전제를 하고 질문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그의 혐의가 회사에 얼마나 피해를 주었습니까?'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이 "피해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는 "어느 정도 피해는 있겠지만.." 식으로 답변하는 순간 '혐의 = 피해'라는 전제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질문의 전제를 그대로 수용할 이유는 없다.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본인의 메시지로 넘어가야 한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전 그 전제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사과정에 있으니,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런 답변이 식상할 수 있다. 핵심은 '전제'를 쉽게 인정하면서 답변하지 말라는 거다.

2. 미끼 질문 (Bait Question)으로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이 질문 유형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상대에서 부정적인 단어나 상황을 부여해 그것에 관여할 것 같은 뉘앙스를 만들어낸다. 대체로 부정적인 언어나 표현을 질문에 넣는다. 그 이유는 답하는 사람이 그 '단어'를 사용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리더나 대변인들이 많이 실수하는 질문이다. 나중에 기사가 나오면, '악마의 편집'이라 '화'를 낸다.

"이번 해외 진출은 실패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들은 뭐라고 대답을 하겠는가? "실패했지요. 그러나... " 또는 "아닙니다. 실패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여부를 떠나 '실패'라는 틀을 그대로 받아 당신의 입으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부정적인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 의도에 끌려가는 것이다. 만약 미디어의 편집이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다면, 아래와 같은 기사가 게재될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패하지 않았다"라고 부인했다. 동종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거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어는 억울하다. 분명 "실패하지 않았다"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편집을 했는가? 핵심은 그 말을 직접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메시지를 관리해야 할까? 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답변에는 Yes와 No 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질문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 이번 해외 진출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얻었고 앞으로 전략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을 얻었다는 점입니다."

질문의 답변에서 빨리 벗어나 '나의 뉴스 메시지'로 전환시켜야 한다. 당신은 실패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는 배운 것이 분명 있고 그로 인해 앞으로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을 인식해달라고 대응하는 것이다.

나의 뉴스 메시지란 특정 사안이나 이벤트를 보는 관점과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하고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는데, 인터뷰이 입장에서 나의 관점과 입장을 고려해 구성한 메시지를 말한다.

"에스 회사는 특허권 분쟁 해결을 위해 스타트업 케이 회사에게 5억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라는 뉴스 메시지보다는 " 두 회사는 협력을 통해 함께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로 합의했다. 케이 회사는 5억 원 지급을 받게 되었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뉴스 가치나 뉴스의 앵글은 미디어의 권한이다. 의도한 바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핵심은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한다는 것은 앵글의 싸움과 같다. 스스로가 '나의 뉴스 메시지'의 관점으로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