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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운영에서 전문지 기자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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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이하민 대학생 기자) 현대 사회 속 우리는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청년들 역시 자기 앞에 놓인 취업부터 성공, 명예,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간다. 이런 시대에 자신이 아닌 타인의 행복을 좇는 사람이 있다.

기독교 전문 잡지 ‘복음과 상황’의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정민호(숭실대 언론홍보학, 28) 씨의 이야기다. 정 씨는 대학 시절부터 끊임없이 사회 문제의 현장을 찾아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2년 전 유튜브 채널 ‘보도보도’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지난 8월부터는 기독교 전문 잡지에 입사했다. 정 씨는 “사회적 약자의 삶을 쫓아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자가 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포부를 전했다.

- 일반적으로 기독교 잡지는 종교 관련 이야기로 가득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복음과 상황’은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 같다.

“‘복음과 상황’은 이름처럼 종교적인 논의에 머물지 않고 사회 현실 속에서 기독교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야기하는 잡지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에 접근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투 운동이 벌어졌을 때 우리도 교회 내에서의 미투를 조명했다. 그 동안 교회 안에서 성폭력에 대한 논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 관련 전문기관을 취재하거나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굵직한 이슈에 기독교인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 많다. 우리는 그 부분을 공략한다.”

- 기독교가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에 나서야 한다고 보는 건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기독교인은 이 세상과 우리 주변의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나와 무관할 수 없다. 주변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는 것이 좋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복음과 상황에 입사하면서 다시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 취재하면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나.

“요즘 기독교 청년들 사이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논의가 페미니즘인 것 같다. ‘성서한국’이라는 기독교 대회의 참가자들과 ‘페미니즘과 복음의 접점’에 대해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분들의 이야기 속에 내가 공감했던 교회의 이야기들이 분명히 있었다. 교회의 낮아짐을 주장하기에 앞서 교회 내 권력자들이 먼저 권위에서 내려와 마주 보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제야 세상 앞에서 겸손해질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 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

“영화 ‘군함도’를 보고 군함도에 직접 간 적이 있다. 원래 취재까지 할 생각은 없었으나 군함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궁금해 일본인을 대상으로 계획에 없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제노역에 대해서 알고 있냐고 물어봤더니 거의 다 모른다고 대답했다.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취재 기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물어보고 알아내려는 성향이 내 안에 있다는 걸 발견한 순간이었다.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방향이 기자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이 직업을 선택했다.”

- 유튜브 ‘보도보도’ 채널을 운영한 게 흥미롭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선 채널 이름은 ‘보도를 보도하다’라는 의미다. 채널을 만들 당시 주위에 뉴스를 잘 안 보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직접 뉴스를 골라 쉽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페이스북을 활용해 매일 있었던 뉴스 중 3개를 선별하고 카드 뉴스를 제작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니 곧 힘에 부치는 상황이 왔다. 콘텐츠를 단순히 선별하는 것을 넘어 직접 제작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민 끝에 카드 뉴스를 접고 영상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내가 그때그때 관심이 가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은 방식대로 콘텐츠를 만들었던 것 같다.”

- 이제 정말 ‘기자’가 됐다. 특별히 기독교 매체 기자로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가.

“성경에서 예수는 병자, 과부 등 억압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 또한 사회적으로 조명되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들의 삶을 드러내는 기자가 되고 싶다. 기자로서 할 수 있는 멋진 일이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한마디 해 달라.

“무슨 말을 하기가 참 조심스럽다. 각자의 경험과 인생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방황의 순간은 올 수 있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나기까지 기다림의 과정이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머릿속으로 고민만 하기보다는 그냥 한 번 시도해보는 게 어떨까. 청년이라는 시기 자체가 시도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같이 열심히 살아보자.” (끝) / min503@hankyung.com (출처 캠퍼스 잡앤조이.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2ZHX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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