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블룸버그통신은 “인도네시아부동산기업협회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투기꾼들이 칼리만탄섬 동쪽 부동산을 사들여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제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5000여 개 부동산 관련 업체가 모인 이 협회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 땅을 관리해 적절한 가격에 민간 개발업자에게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부 개입에 반대하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오히려 정부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한 셈입니다.
이는 시장이 투기 세력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투기꾼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땅을 확보하기도 힘든 지경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칼리만탄섬 동쪽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새 수도 이전지입니다. 아직 도시명조차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지역엔 수많은 투기꾼들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솔레만 소마위나타 인도네시아부동산기업협회 회장은 “투기꾼은 땅을 산 후 땅값이 오를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기 때문에 우리는 부동산 개발업자와 투기꾼을 분리해야 한다”며 “정부는 땅을 확보한 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개발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 수도 이전지는 대부분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보호림과 임업지로 구성됐습니다. 법적으로는 민간 투자자들이 함부로 거래할 수 없는 지역이지만 투기 세력들은 여러 방안을 모색해 땅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 말까지 칼리만탄섬에 신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해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수도를 이전할 계획입니다. 기존 수도인 자카르타와 2000㎞ 이상 떨어진 곳으로, 자바섬의 인구를 분산하고 경제 활동을 다른 섬까지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담겼습니다.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업체들엔 최대 성장 모멘텀이겠죠.
고급 콘도 개발업체 PT 아궁포도모로랜드는 새 수도 지역에 대규모 주거·상업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을 내놨습니다.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사 PT PP의 자회사 피피프로퍼티, PT위자야카리아 등도 대규모 부동산 개발 계획을 내놨습니다. (끝) /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