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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업 채용시장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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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캠퍼스 잡앤조이 인턴기자) 상장사 699개사 중 66.8%가 올 하반기 채용의사를 밝혔다. 예상채용규모는 총 4만4821명이다. 이는 전년 하반기보다 5.8%P 줄어든 수치로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11.2%에 달했다.

인크루트가 △대기업 186곳 △중견기업 164곳 △중소기업 349곳 총 상장사 699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에 대해 묻자, 66.8%의 상장사가 ‘대졸 신입 사원을 뽑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졸 신입을 뽑지 않겠다(11.2%)’, ‘신입사원을 단 한 명도 채용 안 할 계획(11.2%)’, ‘아직 채용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22.0%)’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해 ‘채용 미정’ 이었던 기업 비율이 26.2%에서 올해 22.0%로 4.2%P 줄었고, 반대로 ‘채용을 안 하겠다’는 기업은 6.7%에서 11.2%로 4.5%P 늘어났다.

채용 계획은 대기업은 줄고 중견·중소는 늘어나 기업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91.1%로 역대급 채용계획을 세웠던 대기업의 경우 올해 79.2%로 1년 새 11.9%P나 감소했다. 2017년 66.3%에서 지난해 24.8%P로 오른 채용계획에 따라, 대기업의 올해 채용계획 축소는 고용시장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중견·중소기업의 하반기 채용계획은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중견기업’은 지난해 62.0%에서 올해 68.6%로 6.6%P, ‘중소기업’은 올해 61.1%로 지난해 52.3%보다 8.8%P 올랐다.

한편, 16년간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의 비율이 60%를 넘어선 것은 올해 포함 총 5회였다. 2005년(61.5%) 이후 2011년(64.6%), 그리고 2017년(69.9%)부터 3년 연속 큰 폭의 하락 없이 60%선의 채용계획을 기록 중이다.

올 하반기 대기업 5곳 중 4곳, 그리고 중견중소 3곳 중 2곳 이상이 채용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인재확보를 위한 기업 간의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채용규모에서 발생했다.

하반기 상장 기업들에서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는 44821개 정도로 분석됐는데, 이는 지난해 4만7580개보다 2759개 줄어든 규모다. 앞서 대기업 채용계획 감소에 따른 적신호에 이어 올 하반기 채용상황이 우려되는 두 번째 지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4만4648명의 채용을 예고했던 대기업은 올해 4만2836명으로 채용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1년 새 줄어든 채용인원의 비율은 4.1%P였다. 2016년 이후 2년 연속 채용규모를 늘려왔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채용계획을 세웠다. 또한 대기업만 유일하게 채용계획에 이어 채용규모까지 동시에 하향 조정했다.

중견·중소기업의 하반기 채용규모 역시 전년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문제는 이 하락세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반기 중견과 중소의 예정 채용규모는 각 1393명(지난해 1780명)과 592명(지난해 1152명)였으며, 지난해 대비 중견은 21.7%P, 중소는 48.6%P로 절반이 감소했다. 이쯤 되면 ‘고용쇼크’를 넘었다고 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고용증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외부 변수들과 부딪히면서 채용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인원을 분석해보면 기업 1곳당 평균적으로 채용하는 신입사원 수(기업별 채용인원을 참여기업수로 나눈 값)는 2018년 하반기 ‘83.3명’에서 올해 ‘64.1명’으로 1년 동안 약 20명 가량이 줄었다. 2년 연속 그 채용규모가 줄어든 중소기업의 경우는 하반기 1곳 당 채용인원이 평균 5.7명에서 올해는 4명이 줄어든 평균 1.7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결국 채용을 확정한 기업 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실제는 채용 인원이 줄어 올 하반기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전체 채용 규모 중 기업별 구성비는 ‘대기업(95.6%)’이 가장 많았다. 이어 ‘중견기업( 3.1%)’, ‘중소기업(1.3%)’ 순이었다. 전체 일자리 가운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하반기 대기업의 마이너스 채용계획이 더 우려된다.

지난해 대기업의 91.1%라는 채용계획을 두고 달성 가능성에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지만, 이는 작년 하반기 6개 시중은행의 공채 재개, 4대 그룹의 302조 투자 및 5년간 10만명의 채용예고, 그리고 10대 그룹의 일괄 공채 참여가 이어지면서 그 계획을 뒷받침하는 듯했다. 특히 2017년 정부의 강력한 ‘일자리 정책’ 드라이브 이후 다수 기업이 화답했고 그 가운데 주요 대기업이 ‘공채 확대’라는 가장 민첩한 카드를 꺼내면서 하반기 취업문 확대 전망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연초 현대차 그룹이 발표한 신입사원 공채폐지 발표는 신입 채용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았다. 다행히 이를 제외한 10대 그룹 전원이 그 시기와 규모에는 차이를 두었지만, 기존의 공채선발 틀 안에서 신입 채용에 나서며 채용규모 축소 우려는 한 풀 꺾였다. 하지만, 7월 SK그룹과 KEB하나은행이 차례로 연 2회 진행하던 공채규모를 줄이고, 수시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는 기존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하반기 공채를 목전에 둔 조사에서 보수적인 채용규모가 확인된 것이다. 연초의 우려가 기우가 아닐 수도 있음이 증명됐다.

물론 기업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인재채용 방식의 변화, 그리고 우수한 인재를 우선 확보하기 위한 기업별 차별화된 채용방식 구축은 모두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연간 수천수만 명 규모의 신입사원이 공채를 통해 선발해왔던 만큼, 공채 축소 움직임이 곧 전체 채용규모 축소로 이어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게 된 것은 아닐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올 하반기 전체 기업의 2/3이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 의사를 비추며 일자리 창출에 화답한 것은 고무적이다"라며, "하지만 채용규모가 일제히 줄어들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증발’ 수준으로 급감하며 결국 하반기 채용 문이 좁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구직자 입장에서는 체계적인 구직전략 수립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 / hsunn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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