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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취업했다가 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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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이호준 대학생 기자)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한민국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28.1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25.9만(명)의 수치보다 약 2.2만이 증가한 수치이며, 2018년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여전히 취업과 실업이 삶과 직결된 강력한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이 같은 통계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일 듯하다.

취업 여부는 어느덧 성공적인 사회로의 발돋움을 평가하는 지표가 됐다. 희망하는 직무와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취업 준비생들은 대외활동, 인턴생활 그리고 더 높은 학점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졸업이 다가오는 시기가 되면, 이곳저곳 취업의 문을 두드린다. 원하는 기업의 합격 통보를 받을 때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하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또 하나의 걱정이 몰려온다.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 자신에게 배당된 직무가 정확히 적성에 들어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안타깝지만 100퍼센트에 가깝게 도달하긴 힘들 것 같다. 모 기업 계열사 중 식품 브랜드에 종사했던 30세 김경호(가명)는 “취업만 하자는 것이 꿈이었다. 마땅한 꿈이 없어서 무슨 일을 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혜택만 받으면 만족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에서 3년간 근무하다 보니 입사 전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을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그는 하루하루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떠한 성취감도 얻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결국 사표를 내고, 다시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일찍 깨닫고 새로운 길을 찾은 사람도 있다. 모 제약 회사 영업직으로 일했던 변해영(가명·27) 씨는 본인의 적성이 직무 성격과 맞지 않음을 깨닫고 퇴사를 선택했다. 당장의 생계가 고민되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후회로 남을 것 같다는 것이 그녀의 판단이었다.

이후 변 씨는 본인의 적성과 흥미를 모두 충족시킬만한 분야를 찾던 중 친구의 제안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친구는 반려견 용품 사업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7살 때부터 반려견을 키워왔던 그녀는 반려견 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에서 정보를 수집했던 경험을 업무에 적용했다. 일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졌다. 변 씨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과 흥미.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일을 찾은 건 정말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여러 관련 업체를 만나며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취업을 앞둔 예비 사회인의 생각은 어떨까.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지원(가명·23) 씨는 사회 진출을 앞두고 여러 선배와 어른의 이야기를 가볍게 듣고 넘기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제껏 들어왔던 많은 이야기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취업도 어려운 요즘에 적성을 살리는 것보단 어디라도 입사하는 것이 먼저다. 주변에서도 적성과 흥미가 밥 먹여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면, 어디서 만족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든다. 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전을 선택할지 최우선적인 안정을 우선시할지는 취준생의 고민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다만, 자신의 결정을 존중하고 믿되 다른 길로 돌아갈 수 없을 거란 두려움이 기저에 깔려 있다면, 잠시 멈춰 다시 생각할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끝) /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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