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취재 뒷 얘기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는 방법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김예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윤정주 대학생 기자) 연이은 유명인들의 범죄 사건으로 이슈화된 ‘불법 촬영’이 대학생의 여름 방학을 위협하고 있다. 불법 촬영은 카메라 등의 기계 장치를 이용해 동의 없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 및 유포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14조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범죄 행위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자연스레 신체 노출이 많은 옷을 입게 되는 여름철은 한 해 동안 집계되는 불법 촬영 범죄의 약 3분의 1이 발생하는 만큼, 불법 촬영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불법 촬영 범죄에 대해 대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A(23·여) 씨는 “여름철이 되면 민소매 상의나 짧은 반바지 등 상대적으로 신체가 많이 노출되는 옷을 입기 때문에 불법 촬영 같은 문제에 예민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맞은편의 사람이 휴대폰을 직각으로 세우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경계하게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여름철 관광지에 가면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도 괜히 여기저기 살펴보게 되는 등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같은 불법 촬영은 단순히 촬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촬영 이후 불법 촬영물이 온라인상에서 무단 전단 및 유포되는 2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SNS 등을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20대 대학생들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비동의 유포 피해 촬영물 신고 접수는 6000건 이상이 늘어, 불법 촬영물의 온라인 유통으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는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 성폭력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피해 중 40.9%가 SNS에서 발생했다.

그렇다면 불법 촬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예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온라인상에서는 다양한 예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우선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 이용 시 난해한 이름의 와이파이가 유달리 강하게 잡힌다면 ‘몰카’가 설치돼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시중에 유통되는 몰래카메라 탐지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몰래카메라 탐지기’ ‘탐지 카드’ 등의 형태로 판매되는 몰래카메라 탐지 제품은 몰래카메라가 방출하는 전파를 탐지하거나 렌즈를 찾아내는 기능을 가졌으며 1만~2만 원에서 3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만약 시중에 판매하는 몰래카메라 탐지 제품의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성능이 의심된다면, 공공기관을 통해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청, 중구청 등 주요 공공기관에서는 일정 절차를 거치면 무료로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대여해준다.

또한 스스로 간단한 몰래카메라 탐지 카드를 만들어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빨간색 셀로판지를 잘라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덮은 다음 의심되는 곳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켜고 동영상을 촬영하면 적외선 탐지기와 비슷한 원리로 몰래 카메라를 찾아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대학생들 스스로 불법 촬영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은 물론, 피해 촬영물을 음란물로 소비하지 않고 피해 촬영물을 발견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관계자는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거나 범죄 현장을 목격하면, 가장 먼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먼저 불법 촬영물을 확인한 후 유포된 사이트의 링크를 확보하거나, 메신저 증거물이 있다면 캡처를 해놓고 절대 채팅방을 나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지인이 불법 촬영에 의해 피해를 입게 된다면, 피해자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끝) / yen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