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초고층 빌딩 건설 프로젝트는 주로 돈줄이 풀리는 통화정책 완화 시기에 시작되지만 완공 시점엔 경기 과열이 정점에 이르고 버블이 꺼지면서 결국 경제 불황을 맞는다는 게 이 가설의 논리다.
마천루의 저주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는 역사 속에서 자주 나타났다. 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381m)이 미국 뉴욕에 들어선 시점에 공교롭게도 대공황을 겪었던 게 그 시작이었다.
1970년대 중반 뉴욕의 세계무역센터(417m)와 시카고 시어스타워(443m)가 세계 최고 빌딩으로 올라선 이후 오일 쇼크가 발생, 미국 경제는 사상 초유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둔화)을 겪었다.
199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타워(451.9m)가 시어스타워의 기록을 경신하자 아시아에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한국은 마천루의 저주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서울 잠실에 건설된 제2 롯데월드 월드타워 사업 당시 이러한 말들이 자주 나왔다. (끝) / 출처 한경비즈니스 제123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