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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재활용 업체들이 손뼉 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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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지 국제부 기자) 본인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상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클라우드컴퓨팅’ 시장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팽창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유망 시장입니다.

이 시장을 눈여겨보는 곳이 IT 업체들 외에 또 있다고 합니다. 바로 재활용 업체들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현지시간) “전 세계 30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고철금속 재활용 시장이 클라우드컴퓨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폐차, 복사기 등 폐기기들 위주로 움직였던 재활용 시장에서 클라우드컴퓨팅 장비가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는 소식입니다. 세계 최대 고철 리사이클링 업체인 심스메탈매니지먼트,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ERI 등의 재활용 업체들이 이 시장을 눈독 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클라우드컴퓨팅이 재활용 시장에서 매력적인 첫 번째 이유는 수명이 짧다는 점입니다. 클라우드컴퓨팅에 쓰이는 서버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3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동차, 복사기 등의 사용주기를 고려하면 아주 짧죠. 씨티그룹에 따르면 IT기업들이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시기는 2015년입니다. 올해로 서버 사용주기가 끝날 때가 됐다는 얘기죠. 올해와 내년의 데이터 장비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16%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장비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재활용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더욱이 클라우드컴퓨팅에 쓰이는 장비엔 알루미늄, 구리, 철강 등의 원자재가 주로 들어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이 글로벌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원자재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재활용으로 이 자원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으면 관세 등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되겠죠.

다만 데이터 보안이 효율적인 재활용에 걸림돌로 꼽힙니다. 민감한 사생활 정보를 유출해선 안 되는 IT업체들은 장비를 폐기하는 방식을 더 까다롭게 바꾸고 있습니다. 일부 IT업체들은 재활용 현장에서 서버를 해체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봅니다. 일각에선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들도 완전히 녹일 것을 요구합니다.

국제고체폐기물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전자폐기물의 20%만 재활용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클라우드컴퓨팅이 늘어나면 한 기기에서 모든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클라우드컴퓨팅 확대가 데이터센터와 전기를 더 낭비하는 쪽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끝) / summit@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