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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페이스북의 '리브라'만 문제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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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은 IT과학부 기자)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발행 추진 중인 가상화폐 '리브라'가 미국 하원의 질타를 받으면서 전세계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했다. 지난 달 말 16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1일 1200만원 선으로 꺾였다.

가상화폐 발행에 나선 기업이 없었던 건 아니다. 미국의 대형 금융사 JP모건은 올해 안으로 스테이블코인(가치가 고정된 가상화폐) 'JPM코인'을 발행한다. 일본의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역시 가상화폐 '제이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다.

세계적인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은 지난 해부터 자체 블록체인 '톤'을 개발하는 한편 가상화폐 '그램' 발행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지난 해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가상화폐 '링크'를 내놓았다.

가상화폐 발행에 나선 기업은 많았지만, 의회에서 청문회까지 열어가며 반발한 것은 페이스북이 유일하다. 왜 페이스북만 문제가 됐을까.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리브라가 사실상 금융상품과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리브라는 가치가 고정된 가상화폐이면서 투자자산의 역할을 한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투자자들의 자산 일부를 예금이나 국채 등 실물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수익은 리브라 운영과 투자자 배당금 등으로 지급된다. 펀드와 비슷한 개념이다.

위험도가 높은 자산이지만 관심도는 보장된다. 전세계 25억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발행한 가상화폐'라는 것만으로 선뜻 매입에 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브래드 셔먼 미국 하원의원이 "9·11 테러보다 리브라가 더 위험하다"고 주장한 이유다.

리브라는 현재 발행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열렸던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리브라 청문회는 7시간에 걸친 토론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이와 관련해 직접 발언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끝) /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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