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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인베브 IPO실패 후 OB맥주 매각설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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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지 국제부 기자) 세계 최대 맥주 제조회사인 AB인베브가 아시아 사업부문인 ‘버드와이저 브루잉(APAC)’의 상장 계획을 철회한 이후 국내 OB맥주가 매각설에 휩싸였습니다. AB인베브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입니다. AB인베브는 2014년 OB맥주를 인수했습니다. OB맥주의 최대 주주입니다.

AB인베브는 이달 초 자회사 IPO를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이번 IPO는 올해 상장을 추진한 기업 중 조달금액이 가장 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딜이었습니다. 공모 규모만 98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회사는 홍콩 증시 상장을 목표로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까지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회사 측은 자회사 가치를 630억~770억달러로 평가했지만 다른 투자은행들은 450억~550억달러 수준으로 봤습니다. 둘 사이의 차이가 굉장히 크죠. 이달 초 AB인베브는 IPO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AB인베브는 어떻게 부채를 줄일까요. AB인베브의 부채는 무려 1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채를 800억달러까지 줄이는 게 중장기 목표라고 합니다. AB인베브는 2016년 경쟁사 사브밀러를 인수하기 위해 790억파운드를 쏟아부은 후 지금까지 부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18일(현지시간) “AB인베브가 IPO 철회 후 자산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AB인베브가 호주, 한국에서의 사업을 포함한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회사 측이 플랜B를 통해 최소 100억달러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선 AB 인베브가 다시 한번 상장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AB인베브가 매각을 고려하는 사업부인 한국과 호주 등은 중국보다 매출 증가율이 높진 않지만 시장점유율과 현금창출력이 높아 투자처로서 매력적이라고 평가 받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주식시장도 미국 증시 랠리에 힘입어 나쁘지 않다는 기대가 담겨있습니다.

AB인베브는 자산매각설에 대해 아무 논평도 하지 않았습니다. AB인베브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끝) /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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