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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셔츠에 '세탁기'가 새겨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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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찬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연습라운드. 도박사들이 꼽는 우승 후보 1순위 로리 매킬로이(30)의 셔츠 왼쪽 가슴에는 세탁기가 그려진 천이 박혀 있었다. 평소라면 그를 후원하는 나이키사의 로고 ‘스우시’가 있어야 할 자리다.

9세 나이에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천부적인 재능을 나타냈던 매킬로이는 어렸을 때 세탁기에 공을 넣으며 칩샷 연습을 했다. 나이키는 4년 전 매킬로이를 주인공으로 만든 광고에서 세탁기에 대고 연습하는 그의 모습을 연출하며 큰 광고 효과를 거뒀다. 68년만에 매킬로이의 조국에서 열리는 디오픈을 기념해 나이키는 흔쾌히 자신들의 로고 대신 그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하는 세탁기에 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그럼에도 나이키는 로고 없이도 매킬로이의 세탁기에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충분한 브랜드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골프닷컴은 “(세탁기를 홀 삼아 골프 연습을 하는 건)가전제품을 활용하는 최상의 방법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적었다. 매킬로이는 2017년 나이키와 후원 계약만으로 약 1억달러를 챙겼다. 상금과 배당금 등을 더해 그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많은 돈을 번 스포츠 선수’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이키가 로고 자리를 양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열린 마스터스에서 나이키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의 셔츠에 그의 오랜 드라이버 헤드커버 ‘프랭크’를 새겨넣어 화제를 모았다. (끝)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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