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취재 뒷 얘기

미리 가 본 21대 총선 격전지 ④구로을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김소현 정치부 기자) 서울 구로을 지역구(신도림동, 구로1~5동, 가리봉동)는 진보 성향이 강한 서울 남부 지역에서도 민주당계 지지 성향이 유독 뚜렷한 지역구다. 2000년대 들어 신도림동 인근이 재개발되자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역구 인구 구성이 젊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00년 16대 총선 이후 다섯 차례나 구로을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래서인지 구로을은 본선보다도 민주당 내부 경선이 어려운 ‘민주당 텃밭’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박영선 장관 후임은 누구?

현재 구로을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임 중인 박영선 장관의 지역구다. 박 장관은 2008년 18대 총선부터 구로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박 장관은 18대 총선에서 구로을에 처음 출마해 당시 고경화 한나라당 후보를 5241표(7.12%포인트)나 앞지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에는 2위 후보와 각각 2만3839표(26.89%포인트), 2만1116표(22.62%포인트) 차이가 났다. 박 장관에 앞서서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장영신 전 의원이 구로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두 사람은 각각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주당의 승세가 강한 구로을을 지역구로 둔 박 장관이 불출마를 조건으로 중기벤처부장관에 취임하자 지역구를 물려받을 인사가 누가 될지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민주당이 안정적으로 의석을 가져올 가능성이 큰 지역구인 만큼, 정치 신인보다는 앞으로 당내 역할을 맡게 될 유력 인사가 후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정철·이철희 등 전략공천설 ‘솔솔’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민주당의 텃밭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문 핵심 인사이자 ‘킹메이커’로 불리는 양 원장이지만 유독 현실 정치의 문턱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서울 중랑을 출마를 준비했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박홍근 의원에 패했다. 본선에는 진출조차 하지 못한 셈이다.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양 원장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밀접 수행하며 ‘킹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민주연구원장 직을 맡아 총선 ‘병참기지’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당 일각에서는 양 원장이 박 장관의 텃밭을 물려받을 경우 비교적 쉽게 국회에 입성해 앞으로도 당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인 이철희 의원의 구로을 출마설도 여당 내에 파다하다. 이 의원은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러나 당의 전략통 역할을 하며 20대 총선 승리를 이끈 주역인 이 의원이 국회에서 계속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확실한 판이 깔리면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이성 구로구청장·강요식 등 지역 터줏대감도

외부로부터의 전략 공천 뿐 아니라 지역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닦은 인물들도 구로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3선 출신의 이성 구로구청장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 구청장은 2010년부터 구로구청장으로 재직하며 지역에서 기반을 닦았다. 구청장은 최대 3회까지만 연임할 수 있어 이 구청장이 이번 총선에서 박 장관 입각으로 공석이 된 구로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략 공천을 최소화’를 선언한 만큼, 지역에서 인지도와 호감도가 큰 이 구청장이 양 원장이나 이 의원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구청장 등 현역 선출직 공직자에게 불리한 경선룰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6일 차기 공천룰을 발표하며 선출직 공직자가 사퇴한 뒤 총선 경선에 출마할 경우 25% 감산 패널티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웬만해서는 출마하지 말라는 의미”라며 현역 선출직 공직자의 총선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지만 야당 기수들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강요식 자유한국당 구로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2012년부터 이 지역에서 2번의 총선과 1번의 구청장 선거에 나오는 등 오랜 기간 지역에서 기반을 닦아왔다. (끝) / alph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