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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공무원 농업직...늦깎이 수험생의 수석 합격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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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홍성곤씨는 농협대를 나온후 지역 단위농협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공무원에 뜻을 품고 뒤늦게 공시생이 됐습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부담도 컷지만 수험생활 9개월만에 수석합격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홍씨는 “가정이 있는 상황이라서 빨리 붙어야겠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힌 날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얼마든지 뒷바라지 해줄 수 있으니 부담을 버리고 편히 공부하라’는 아내의 격려로 수험생활을 빨리 끝낼 수 있었다”고 말하네요. 그는 전화통화에서 아내와 같이 있는 사진을 신문에 실어줄 수 있냐고 문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아내와 같이 있는 사진을 신문에 싣지는 못했지만 그의 수험생활 이야기를 Q&A로 옮깁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홍성곤(1986년생)인데 농협대를 나와 직장생활을 한뒤 지난해부터 공시생이 됐다. 농업직에 도전해 101점(가산점 5점 포함)을 받았다. 컷트라인은 85점으로 알고 있다.”

▶수험생활 기간은 어느정도세요?

“2018년 7월 ~ 2019년 4월이다.”

▶공무원에 도전하게 된 이유

“지금도 부모님께서는 농사를 지으시고 그것을 도와드리며 자랐다. 어렸을 때는 농사일이 힘들다고만 생각했지만 도시에 나가 세상을 경험할수록 정직한 농민, 농업은 이 세상에서 없어져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고 농촌의 정서가 그리웠다. 농촌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 나도 모르게 내면에 축적되어온 정서, 감정, 생각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우러나오는 애정으로 평생 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도전하게 되었다.”

▶수험생활을 통해 얻은 나름의 합격을 앞당기는 공부방법이나 전략이 있다면

“2018년 지방직을 경험삼아 응시해보면서 국어,영어의 비문학 비중이 커지고 암기를 안해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늘어 난 것을 느꼈다.2019년 시험은 더욱 그 변화가 뚜렷할 것이라고 예상하여 암기3과목에 학습시간을 많이 투자하였고 국어, 영어는 지엽적인 것은 버리고 최소한만 하였다.실제로 시험시간 100분 중에 암기 3과목을 풀고 중간마킹까지 하는데 25분 걸렸고 나머지 75분을 국어, 영어에 쏟았다. 지문이 길었지만 시간이 넉넉하여 마킹확인을 두 번 하고도 1분이 남았었다. 결론은 국어,영어에서 지엽적인 것은 버리고 최소한의 시간투자, 비문학에 대비, 나머지 시간을 암기3과목에 투자하는 것이다.”

▶각 과목별 공부법, 대비법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국어: 국어만 해도 문법,문학,어휘,한자,비문학 등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면 국어만 공부해도 1년이 걸릴 것 같았다.

암기는 지엽적인 것은 버리고 정말 핵심적인 것만 하기로 하였다. 맨 처음에 전 범위 정규강의를 들었다. 복습은 하지 않았고 그래서 강의시간에 최대한 머리에 남기려고 집중하며 들었다.(이선재 1회,권규호 2회)

문법: 딱공찍공! 핵심 포인트 50(이선재) 문법은 이제 지엽적인 것이 안 나올 것이라 판단하여 정말 핵심만 나온 책을 찾았고 강의 한번 듣고 2회독 하였다.

문학: 개기문 문학 (권규호) 문학은 평소에 전혀 안하다가 시험 2주전에 문제집 한권을 다 풀어 보았다. 문학은 스토리가 있어 한번 풀어 놓으면 기억이 오래가기 때문이다.

비문학 : 개기문 독해 (권규호) 비문학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5지문 풀었고 지문하나하나 분석하는 작업을 하였다.

기타 : 한자성어(권규호)는 시간투자대비 점수받기가 좋다고 생각하여 조금씩 외웠고 나머지 기타 한자나 어휘 등은 공부하지 않았다. 언급한 문제집 이외 다른 기출문제집은 풀지 않았다.(국어:95점)

△영어: 영어공부를 한지 10년이 넘어 걱정이 앞섰다. 영어만 제대로 공부해도 시간이 너무 걸려서 다른 과목 점수에 영향이 갈 것 같았다. 그래서 핵심만 하여 80점만 맞자는 생각으로 접근하였다.

문법 :기본강의 (손진숙)복습 없이 2번 들으니 틀이 잡혔다.-다독다독 OX로 풀어보는 영문법(조태정) 아주 얇고 핵심만 있어서 하루에 다볼 수 있었다. 강의 한번 듣고 2회독하였다.

구문 : 천일문 심화를 두 번 정도 해석해보니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독해 : -실전 독해 (손진숙)한 권으로 완성하는 독해원리 완성편(이동기) 하루에 다섯 지문씩 풀었다. 풀고 나서 모든 지문을 해석하지 않았고 답이 도출되는데 필요한 부분만 찾아 해석하여 유형별로 어느 부분을 먼저 보아야 하는지를 자연스레 몸에 배게 하였다.

단어 : 손진숙 키스보카. 하루에 5일치씩을 한 시간에 다 보려고 노력했다. 표제어,동의어,숙어 등을 재빠르게 보면서 저절로 눈에 익도록 하였다.

생활영어 : 생활영어 기출총정리 프린트물(이동기) 몇 장 안 되는 프린트물이지만 있을 표현은 다 있어 수험에 적합했다.

기타 : 하프모의고사(이동기)를 시험 2개월 전부터 1회분씩 풀었다. 시험 당일아침에도 풀었는데 영어감각활성화에 효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따로 기출문제집은 풀지 않았다.(영어:90점)

△한국사 : 한국사는 필기노트와 기출로 공부하였다.초기에 불안감에 여러 교재를 샀다가 버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필기노트는 무조건 유명한 것 보다는 자신의 암기방식, 사고방식과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필기노트를 무작정 눈으로만 외우니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기출문제집의 모든 지문을 필기노트에 형광펜을 치고 없는 부분은 메모하였다. 이 작업을 해두면 필기노트를 볼 때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 지엽적인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줄치고 내용을 채워놓는 과정자체가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험 한 달 전에 사료집을 한번 읽어 보았고 모의고사는 풀지 않았다.

△재배학 100점, 식용작물학 95점

컨셉재배학, 컨셉식용작물학 이론서, 기출문제집, 동형모의고사 (장사원)수험가에 이론서 10회독하면 합격한다는 말이 있었다.

이론서를 10회독해보려고 했지만 암기할 내용이 정말 많아 오히려 아는 내용도 흔들릴 것 같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회독 보다는 가장 중요한 핵심 내용들을 머리에 각인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이론서는 강의를 듣고 2회독 하였고 기출을 풀었다. 기출에 달린 해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유치한 의미부여를 하며 외웠고 안 외워지는 부분은 싱크대, 화장실, 스트레칭 하는 곳 등에 붙여놓고 머릿속에 사진이 찍히도록 외웠다.동형 모의고사를 풀어보며 부족한 부분은 기출문제집에 적어 놓고 끊임없이 외웠다.”

▶이전 수험생활중 불합격한 경험이 있다면

“공부를 시작할 때 쯤 2018년 지방직을 경험삼아 봤다. 도움이 됐던 것은 다음 시험장에서의 긴장감이 덜했고 어떤 경향으로 문제가 나오고 어떤 방향으로 공부할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해보니 9급 공채의 수험기간은 몇년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요

“수험기간 동안 주어진 하루하루를 얼마나 알차게 채우고 집중하는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험기간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 당장 최선을 다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면 어느 덧 공무원에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루동안의 공부분량은, 1주일, 한달의 스케줄은 어떻게 짰고 실천했는지

“특별한 스케줄은 만들지 않았다. 오전에는 국어,영어 오후에는 한국사, 저녁에는 전공2과목을 하였다. 항상 공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여 오로지 오늘 하루 열심히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머리에 어떻게든 각인시키려 집중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들 때쯤 뇌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느낌이 들면 편안하게 잤지만 의자에 앉아만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 스트레스를 받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쉬는 날은 특별히 정해두지 않았고 공부하다가 책 근처에 가기도 싫은 때가 오는데 그때는 억지로 공부하지 않고 하루 종일 영화나 TV를 보며 놀았고 그렇게 노는 것이 질린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공부를 하였다. 이런 생활을 하다가 시험 일주일 전부터는 하루에 순수한 공부시간을 16~17시간으로 늘렸다. 그동안 공부했던 전 과목의 내용을 마지막으로 보는 시간이었다. 식사는 10분안에 하고 중간 중간 물 먹으러 갈 때도 뛰어가고 정말 미친 사람처럼 공부했던 것 같다. 시험 전날 밤 마지막 한국사 페이지를 넘긴 순간 합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 직전에 그때까지 공부한 내용을 한번 씩 보고 들어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면접은 개별면접과 5분스피치로 이뤄진다고 들었습니다.

“기존 국가직 면접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기출중심으로 준비했다면 무난히 답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면접준비는 어떻게 했는지도 궁금합니다

“면접책을 하나 사서 지금까지 기출된 질문에 대하여 생각하고 거울보며 말하는 연습을 하였다. 필기시험 응시 후 귀농귀촌 청년창업박람회,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 열린포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방문하여 보고 느낀 것을 말재료로 활용했다.따로 면접스터디는 하지 않았고 면접전날에 면접학원에서 모의면접을 해보고 긴장감을 풀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도 듣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인터뷰를 할 만큼 대단하고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이 공개적인 인터뷰를 통해 사람이 우선인 것을 잊지 않고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다.”

▶수험생활을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은

“가정이 있는 상황이라서 빨리 붙어야겠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힌 날이 많았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알았는지 아내는 ‘얼마든지 뒷바라지 해줄 수 있으니 부담을 버리고 편히 공부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얻으려고 맹목적으로 그것만을 쳐다본다면 불행해지니 지금 이 순간 한 번이라도 더 웃고 건강한 것에 감사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배려해준 아내덕분에 부담감, 조급함이라는 저를 갉아먹는 것들을 뿌리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수험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내가 안하던 일을 나가게 되었고 밤에 지쳐 잠든 아내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더 간절하고 간절하게 공부했다. 공무원합격 약속에 조금의 의심 없이 믿고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속앓이하며 고생하셨을 양가부모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끝) / true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