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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끄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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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희 한경 머니 기자) ‘요즘 애들’이란 표현은 대개 부정적이다. “버릇이 없거나 게으르거나.” 젊은 친구의 행동이 무언가 못마땅할 때 보통 ‘요즘 애들’이란 말이 통용된다.

하지만 누군가 혀를 차며 봤던 그들의 삶과 문화에도 배울 점이 있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 속 게으름의 대명사 베짱이가 오늘날에 와서는 이상적인 삶의 주인공으로 여겨지듯이.

2019년을 사는 요즘 애들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는 세대로, 복잡한 것을 누구보다 싫어한다.

동시에 그 어떤 세대보다 자유롭고 다양한 가치관을 존중하는 세대다. 이들은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이뤄내는 원리를 삶에 적용하고, 집중과 개성이 자신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조금 더 신~나고, 조금 더 재미있게, 거기에 효율성까지 갖춘 삶이다.

지금까지 개미처럼 열심히만 살아왔다면, 제대로 ‘놀 줄 아는’ 그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제 남은 청춘은 ‘요즘 애들 따라 잡기’로 살아보는 것은 또 어떨까.

“한 번이라도 마음 편히 떠나보는 게 어려운 일이 돼 버린 사람, 동네 담벼락 피어 있는 꽃들을 보면 아직도 걸음 멈추는 사람, 엄마의 사진엔 꽃밭이 있어.”

가수 SG워너비 김진호의 신곡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는 50대 중년 여성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이 꼭 맞춘 듯 ‘꽃밭’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왜,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항상 꽃밭일까.

꽃밭에 선 여전히 소녀 같은 당신을 위하여. ‘문화리더 요즘 애들 따라 잡기’ 스텝2는 딸들이 가는 그곳(프로필 사진의 배경), ‘핫 플레이스’의 세계다.

◆뉴트로

2019년의 신조어 ‘뉴트로(newtro)’ 문화가 공간에도 싹트고 있다. 새로움이라는 뜻의 ‘뉴(new)’와 복고 감성을 뜻하는 ‘레트로(retro)’가 만나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매개체로, 청년들에게는 신선한 복고 문화로 다가오면서 세대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뉴트로는 이색적인 경험이자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한 안성맞춤 코스다.

뉴트로가 움튼 장소는 다양하다. 학창시절 코 묻은 돈으로 즐긴 롤러장이나 오락실, 제과점, 분식점 등이 대표적인 뉴트로 공간이다. 1920년대 제과점을 콘셉트로 한 디저트 카페, 꽃무늬 양철 상에 음식을 차려주는 가게, 사발그릇에 커피를 따라주는 카페, 1990년대 초등학교 앞 분식점을 모티브로 한 가게 등등 뉴트로의 주제는 무한대다.

이 중 롤러장은 레트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익숙한 곳이다. 뉴트로가 더해지면서 더 화려한 인테리어와 최신 시설을 겸비한 이색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980년대의 문화공간이었던 롤러장이 조명과 음악, 트랙의 세분화는 물론 카페나 바 형식으로 변화하면서 단순 복고 문화가 아닌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의 힘을 지니게 된 것이다.

◆ 뉴트로 핫 플레이스

-롤캣
국내 최초 카페형 롤러장. 990㎡대 넓은 규모에 다양한 먹거리까지 갖춘 곳. 가수 AOA의 ‘빙글뱅글’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바로 그 무대, 인천점을 시작으로 대전점까지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기에 안성맞춤.
주소 인천 미추홀구 독배로 443 삼화복합빌딩 지하
영업 평일 11:00~22:00, 주말 10:00~23:00
문의 032-888-2685

-콤콤오락실
문방구, 오락실에서 레버와 스틱을 열심히 두들기던 손놀림을 기억한다면, ‘콤콤오락실’이 제격이다. 1980~1990년대를 주름잡은 추억의 오락에 다시 빠져들 시간, 199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인테리어는 타임머신이 되기에 충분!
주소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11다길 25
영업 00:00~24:00(월~일요일 휴무)
문의 070-8286-5778

-금옥당
양갱이 이토록 ‘힙’할 수 있다니! 어른들이 즐겨 먹던 추억의 간식 ‘양갱’이 뉴트로 바람을 맞았다. 기본 양갱부터 흑임자, 호두, 대추, 라즈베리가 들어간 다양한 양갱 시리즈까지. 금방이라도 향기가 날 것 같은 어여쁜 패키지는 덤이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2
영업 평일 11:00~20:00(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02-322-3378

◆재생디자인

퇴근 후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서 맥주를 마셔본 경험이 있다면, 최근 골목 변화에 감회가 남다를 터. 골목의 터줏대감격인 인쇄소, 철공소, 자재상들이 산업 환경의 변화에 밀려나면서 이들의 빈자리를 젊은 예술가와 창업가들이 메꾸어 공간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예술가와 창업가들은 용도가 다해 폐기되거나 방치돼 애물단지가 된 공간을 ‘각색’해 공간에 변화를 시도하면서도, 골목 특유의 느낌은 살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느낌으로 탈바꿈시킨다. 대개 간판도 없고, 기존 인쇄소 모양을 살렸지만 ‘문을 열었을 때 펼쳐지는 반전 매력’이 을지로 상권의 특징이다.

어디 을지로뿐일까. 옛 공간의 특색을 반영해 설계하는 ‘재생건축(디자인)’은 전 세계 인테리어 트렌드다. 최근 서울 성수동에 1호점을 연 미국의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커피 역시 과거 창고와 공업단지가 밀집했던 성수동 특유의 지역 느낌을 살려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공간을 꾸몄다.

재생디자인의 핵심은 단순히 낡은 건물을 보수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에 머물렀던 역사와 이야기가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옛 공장 부지나 탄광지대, 폐업한 대중목욕탕이나 여관 등 시대 흐름에 밀린 공간들로, 다시금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힙 플레이스 추천

-잔
골뱅이 골목에 위치한 카페 겸 술집.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전에 없던 세상. 진열대에서 본인 취향의 잔을 고르고, 벽을 뚫고 지나가는 테이블에 앉아 을지로의 감성을 즐기는 묘미. 베트남 연유커피가 맛있는 집.
주소 서울 중구 수표로 52 3층
영업 11:30~24:00(월~토요일, 일요일은 12시 오픈)
문의 02-2285-4854

-젠틀몬스터 쇼룸
종로구 계동의 동네 목욕탕 ‘중앙탕’이 세계적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쇼룸으로 변신. 목욕탕 특유의 청색 타일과 콘크리트가 노출된 벽면에 선반을 설치해 제품을 전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재탄생.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92
영업 11:00~20:00(월~일요일)
문의 070-4895-1287
(끝) / 출처 한경머니 제1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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