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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광고물 넘치는 대학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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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김은진 대학생 기자) 대학 캠퍼스가 학교 측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전단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내 게시판이 각종 홍보물과 전단지, 포스터 등으로 뒤덮이면서, 정작 학교 동아리 홍보물이나 공지사항 등으로 학생들에게 알맞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제 기능을 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월의 어느 날 경기대학교 수원 캠퍼스. 교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공지사항이나 취업 정보, 동아리 정보 등을 홍보하는 내용이 붙어 있어야 할 게시판에 각종 상업성을 띈 전단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뉴월의 초록빛 캠퍼스와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게시판에는 각종 병원과 학원 홍보물은 물론, 심지어 타 대학을 홍보하는 전단지도 눈에 띄었다. 이러한 불법 전단지들은 게시판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이나 기둥 등 여기저기에 마구잡이로 붙어 있었다.

학교 측의 허가를 받지 않은 홍보물, 전단지, 포스터는 모두 ‘불법 전단지’로 구분된다. 정해진 규정에 따르지 않고 외부에서 붙인 것들이 그 예다. 불법 전단지는 학교의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대학생 A씨는 “요즘 학생들이 아무리 게시판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경우가 드물다 하더라도, 교내 게시판의 원래 용도는 학생들이 꼭 봐야하는 공지사항이나 각종 학업·취업 정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이고 좋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단지에 게재된 연락처로 직접 연락을 취해봤다. 불법 전단을 붙인 한 업체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해서 붙인 것이므로 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으며, 또 다른 업체는 오히려 “전단 게재가 허용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었냐”고 반문히기도 했다. 업체들은 학교 측의 허가를 받는 것이나 학생들의 편의를 해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불법 전단지로 더럽혀진 교내 게시판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은 어떨까. 경기대 학생 지원처 관계자는 “전단지와 홍보물을 허가를 해주는 기준은 딱히 없다”면서도 “하지만 학교의 도장이 없는 것은 학교 측에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이러한 전단지는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법 전단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대 경영대학 학생회는 지정된 게시판에만 외부 전단지를 붙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국민대 경영대 학생회 관계자는 “매번 많은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건물 내에 전단지를 붙이고 가는 문제가 있어 학생들의 안전과 편의 증진, 환경개선을 위해 외부 전단지를 붙일 수 있는 게시판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업체에는 지정된 게시판에만 전단지를 붙일 수 있게 연락을 해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용 게시판 설치, 회수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허가받지 않는 전단지’는 여전히 학교 내부를 뒤덮고 있다. 불법 전단지를 없애고 깨끗한 대학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와 학생회 측은 불법 전단지에 대한 대책과 규정을 더욱 강화하고, 업체들은 학생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허가를 받는 절차를 준수해야 할 것이다. (끝) / yen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