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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회담 앞둔 MBS, 언론인 살해 배후로 지목…보고서 영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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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결 국제부 기자) 유엔 특별보고관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MBS·사진)를 사우디 언론인 살해 사건 배후로 지목하고 나섰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썼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작년 10월 해코지하도록 사주하거나 지원했다는겁니다.

국내에서 이 보도에 특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빈 살만 왕세자가 오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요. 청와대의 공식 초청으로 오사카로 가기 전 이틀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사우디 실권자로 영향력이 막대해 외교계에선 ‘미스터 에브리씽’으로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보고서가 이런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봤습니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빈 살만 왕세자가 직결돼 있다는 의혹을 담고 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특별보고관은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벌이고 수습하기 위해 많은 자원과 돈, 그리고 정부 차원의 정교한 계획이 들어갔다”며 “빈 살만 왕세자 등 사우디 고위 인사들이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은 약 100쪽 분량 보고서에서 사건 당시 음성 녹음파일 필사본과 터키·사우디 당국 관계자 증언 등을 담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공무원과 정보요원은 사건 발생 전부터 카쇼끄지 납치 등을 공모한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카슈끄지 살인 현장엔 빈 살만 왕세자의 보디가드인 사우디 정보요원이 있었고, 사건 과정에선 정부 고위관계자를 통해 외교면책 특권이 부여된 전세기 한 대도 사용됐다고 합니다. 사우디 정보요원들이 사건 발생지인 터키 이스탄불로 모일 때는 주이스탄불 사우디 영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네요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은 “당시 살해 요원 팀 소집부터 계획 착수까지 48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유엔이 자문을 구한 전문가 모두는 이 정도 규모 작전이 사우디 왕세자가 모른 채 이뤄졌을 리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칼라마르 특별보고관은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사우드 알 카타니 전 사우디 왕실 자문 등에 ‘적절한 기관’이 추가 조사를 벌여야 한다”며 “빈 살만 왕세자가 혐의를 벗기 전까진 국외 자산을 동결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사우디가 관련 사안을 놓고 곧 재판을 열 예정이지만 충분한 조치가 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가 빈 살만 왕세자 등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알자지라 등 중동 현지 외신은 국제 사회가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자산 동결 등 제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등 주요 국가가 석유를 기반으로 대규모 자금을 움직이는 사우디의 실권자와 척을 지기는 힘들다는 분석에서입니다.

유엔도 수사를 적극 확대하진 않을 분위기입니다. 이날 보고서 발표 수 시간 후 유엔 대변인은 “유엔 사무총장은 유효한 정부간 기구의 지시가 있어야만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며 “각국 협조 하에 범죄 관련 수사를 벌이기 위해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외교 안보 싱크탱크 아틀란틱 카운슬의 매튜 브라이저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이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범죄 수사를 벌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사우디 우방인 미국은 유엔안보리 등에서 수사 결의를 막을 것이고, 유엔안보리 외에 이 사건 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 유엔인권이사회 이사진엔 사우디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라이저 선임연구원의 말대로 미국은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두고 “용납할 수 없는 끔찍한 범죄”라고 했지만 “미국은 사우디의 확고부동한 파트너”라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인 사우디가 미국과의 거래를 끊는다면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라서입니다.

미국이 최근 이란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유입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우방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세계 원유 시장 부족분을 상쇄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베스마 모마니 캐나다 워털루대 정치학 교수는 알자지라에 “미국은 사우디가 같은 편이길 바란다”며 “이란과 갈등이 지속되는 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사우디를 배척하는 움직임에 나설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끝) /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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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9.12.1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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