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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피코크'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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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마트의 프리미엄 식음료 자체 상표(PL) 브랜드인 ‘피코크’는 이마트 고속 성장의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PL은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상품을 제조사로부터 납품받아 직접 관리하고 판매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이마트가 2013년 선보인 피코크는 출시 첫해 약 34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끝에 현재는 연간 매출만 2500억원(2018년 기준)에 달하는 이마트의 대표 PL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피코크 초마짬뽕’, ‘티라미수’, ‘잭슨피자’ 등 굵직한 히트 상품도 무수히 탄생시켰다. 약 30명으로 구성된 피코크본부의 숱한 제품 개발 실험과 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피코크본부는 모든 피코크 상품을 개발하고 직접 운영까지 담당한다. 이런 업무 특성상 내부 역시 업무가 체계적으로 세분화돼 있다.

피코크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주경돈 이마트 과장은 “피코크 본부는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내셔널 브랜드(NB) 못지않은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코크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첫째 이유는 단연 뛰어난 ‘맛’ 때문이다. 이런 맛은 피코크본부 내 ‘상품개발실’이 있었기에 제품에 담아낼 수 있었다.

피코크 상품 하나가 탄생하기까지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약 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우선 상품 개발 담당자가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시장 분석 담당자들에게 전달한다.

상품화 가능성과 시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레시피 개발, 제조를 담당할 협력회사 물색, 시제품 생산, 상품 평가·개선 등의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시중에 제품이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레시피 개발, 상품 평가, 개선 과정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상품개발실이다.

상품개발실에는 조선호텔 출신 셰프를 비롯해 총 5명의 셰프가 근무하고 있다. 각 셰프들은 중식·오리엔탈, 한식, 웨스턴, 베이커리·디저트, 음료 등 자신의 전문 분야 제품 개발을 담당한다.

현재 상품개발실에서 중식·오리엔탈 담당을 맡고 있는 함동우 셰프는 20년 경력의 요리사다.

함 셰프는 “레시피 개발과 품질관리, 상품 개선은 물론 주기적으로 시장조사에 나서 경쟁사 제품을 맛보는 등 시장의 흐름을 읽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은 피코크본부 내 ‘개발 바이어’들을 통해 최종 상품화된다. 함 셰프는 “전문 셰프들이 레시피 등 상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피코크 개발 바이어들이 상품의 시장성과 수익성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간결하면서도 세련미가 느껴지는 디자인 역시 피코크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 부분도 피코크본부에서 담당한다.

피코크본부에는 디자인 전담 부서가 따로 있다. 시각디자인·그래픽디자인 등을 전공한 디자이너들이 직접 펜을 잡고 제품 디자인을 그려낸다.

디자이너들은 상품에 대한 디자인 의뢰가 들어오면 디자인 미팅을 거쳐 적합한 콘셉트를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안을 확정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지닌 피코크 상품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피코크 제품의 뛰어난 디자인은 이미 세계에서도 인정했다. 피코크 제품은 2016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도 해당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경쟁력을 뽐냈다. (끝) /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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