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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혁신'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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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BP)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한’, 그래서 ‘혼란스러운’… 글로벌 디지털 시대다. 혁신이라는 말이 더 이상 혁신적으로 느껴지지 않은 시대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확실할수록 조직의 성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 또한 혁신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과 정부까지 혁신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나 혁신의 방법과 방향은 바뀌었다. ‘20세기에 가장 존경받는 지식인’이자 네브래스카 주립대학교 석좌교수인 이상문과 ‘21세기 지성인’이자 세인트메리대학교 경영학과 종신교수인 임성배는 뉴 비즈니스 시대에 필요한 혁신의 방안을 ‘살아 있는 혁신(living Innovation)'이라 명명했다.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제시하는 『혁신 5.0』은 개인, 기업, 정부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수렵 채집을 하던 시대에도 혁신은 있었다. 우연히 떨어지던 과일이나 지나가던 동물을 잡아먹다 작물을 키우고 덫을 놓아 동물을 잡은 것 사이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시간과 경험이 녹아든 혁신이 존재한다. 혁신은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함께였다. 혁신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혁신의 속도와 방향이 급격하게 변해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지 모를 뿐이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15세기에 처음 등장했으며 ‘어떤 새로운 것을 소개하는 전략’, ‘새로운 아이디어, 방법, 도구를 등장시키는 행위’ 등으로 정의된다. 혁신은 여러 단계를 거쳐 진화했다. 내부의 R&D 부서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패쇄적 혁신에서 가치사슬 파트너 기업과의 협력적 혁신으로, 그리고 집단지식에 의존하는 개방형 혁신을 거쳐 융합 역량에 의존하는 공동혁신으로 차츰 진화해나갔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한걸음 더 미래로 나아가 ‘살아 있는 혁신(Living Innovation)’을 새로운 혁신 5.0의 패러다임으로 과감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혁신 5.0은 무엇일까?

혁신 5.0란 살아서 스스로 작동하는 혁신생태계를 의미하며, 융합된 아이디어, 조직의 전술 시스템, 모든 이해당사자와 함께 공동창조한 공동의 가치를 핵심 요인으로 한다. 이때 살아 있는 혁신 생태계는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구성요소, 즉 개인과 조직, 지역사회, 인프라, 정부, 사회, 국가의 집합체와 같다. 각 구성 요소의 상호연결성 및 공동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살아 있는 혁신은 최근 등장한 개념으로 ‘가능할 것 같은’ 혁신이 아니라, 좀더 성공 확률이 낮고 도전적인 ‘가능한’ 혁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최근 적시생산방식을 도입해 살아 있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도요타의 경우가 그러하다. 처음 이 방식을 도입한다고 했을 때, 생산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비용은 감소할지 몰라도 상품의 품질은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과 달리, 생산 과정의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속도를 개선함으로써 상품의 품질까지 향상시키는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처럼,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을 통해 무엇을 성취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살아 있는 혁신의 목표는 단순히 조직이라는 하나의 개체를 넘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모든 이해당사자 간에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혁신의 과정에서 특정 개체나 조직을 위한 가치 창출은 그저 처음에 거치는 단계일 뿐이다. 살아 있는 혁신의 궁극적 목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발전’이다. 미국 항공우주 경비원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질문을 받자 “우주인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어떻게 더 나은 조직과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사람들이 행복하고, 조직이 성장하며, 환경이 발전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책에는 살아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전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온다. 와카워터, 와카와카, 스타링크, CRISPR 유전자가위까지 살아 있는 혁신을 추진하며 어떻게 미래의 가치와 공동 이익을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는 기업과 프로젝트들을 엿볼 수 있다.

융합과 혁신 경영에서 국제적인 전문가로 평가받는 두 저자가 함께 제안한 살아있는 혁신 생태계는 우리 조직이, 기업이,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스마트한 미래에서는 각 개인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고, 조직은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을 통해 성장할 수 있으며, 사회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유비전과 목표를 공동으로 창출할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치열하게 혁신을 혁신해야 하는 이유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서다. 혁신으로 만들어낼 스마트한 미래는 인간의 재능과 직업을 연결시키고,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직업을 창출하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노년층 인구를 활용하게 도와주며, 지속 가능한 녹색경영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기업의 관리자나 창업자에게 어떻게 하면 고객, 정부, 경쟁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포용하는 살아 있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여,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달성하고 스마트한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을 제공하는 이 책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의 청사진을 내다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9.2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