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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길고양이 보호'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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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윤정주 대학생 기자)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레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길냥이’라고 불리는 길고양이를 인간과 더불어 사는 도시의 생명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대학가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녹지 공간이 풍부하고 면적이 넓은 대학교 캠퍼스에서는 길고양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학마다 캠퍼스 주변의 길고양이를 보호하고, 학생들 혹은 인근 주민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고양이 동아리’를 조직해 활동하는 대학생들도 늘고 있다. 연세대 ‘연냥심’과 국민대 ‘국고추’가 그 예다.

연세대 ‘연냥심(연세대 냥이는 심심해)’은 신촌 캠퍼스 내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교내 구성원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동아리다. 길고양이들이 시끄럽다거나 쓰레기 봉지를 뜯어놓는다는 이유로 생존의 위협을 당하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했다.

‘연냥심’은 현재 단과대 별로 7개의 집사회로 나눠 학내 총 11개의 급식소를 관리하고 있다. ‘연냥심’ 관계자는 “급식소의 보수 및 유지뿐만 아니라, 급식소 인근에 상주하는 길고양이들의 건강 상태를 부원들이 직접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연냥심’은 매 학기 대대적으로 집중 TNR을 실시해 인근 길고양이들을 관리한다.

급식소 운영과 TNR 실시 등 직접적으로 고양이를 보호하는 활동 외에도 학교 축제, 연고전 등의 행사에서 직접 만든 고양이 굿즈를 팔아 학생들에게 길고양이에 대해 알리는 활동도 함께 한다. ‘연냥심’ 관계자는 “학내에 거주하고 있는 약 80여 마리의 길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붙여 ‘고양이 도감’을 제작하기도 하고, 고양이들을 소재로 한 굿즈를 제작해 수익금은 전액 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비와 병원비로 사용하고 있다”며 “굿즈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이 좋아 동아리 활동에 많은 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캠퍼스 주변의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연냥심’의 활동에 모든 사람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연냥심’ 측은 “학내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인근 주민들이 우리 활동을 비판하기도 한다”며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이긴 해도, 길고양이도 사람과 같은 생명인 만큼 무분별한 혐오는 지양해줬으면 한다”고 양해를 부탁했다. 또 “길고양이와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대 고양이 보호 동아리 ‘국.고.추(국민대 고양이는 추어오)’ 역시 학내에서 고양이를 돌보던 학우들이 모여 만든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다. 길고양이들이 길을 잃어버리거나, 사고가 났을 때 알아볼 수 있도록 각 고양이 마다 이름표를 달아서 관리하고 있다. ‘국고추’ 는 ‘연냥심’과 마찬가지로 학내에서 급식소 운영과 정기 TNR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사고를 당하거나, 아픈 길고양이의 치료 및 보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고추’ 관계자는 “캠퍼스 내 길고양이가 출몰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고양이마다 거주 구역이 다르기 때문에 아픈 고양이가 생기거나,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한 치료와 병원 이송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국고추’ 관계자는 자신들이 돌보는 길고양이 중 ‘모리’라는 고양이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모리는 발견 당시 심한 구내염과 눈 염증이 있었지만, 치료를 받아 회복됐다‘며 ”특히 임신을 했던 ‘모리’는 최근 건강하게 아기 고양이를 출산해 ‘국고추’ 학생들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고추’ 관계자는 “아프거나 다친 고양이들을 구조하고 치료한 후, 건강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 (끝) /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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