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장소로는 물론이고 친구들과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인 을지로 3가에는 SNS 인증샷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을지로3가 지하철 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커피 한약방’을 시작으로 을지로 맛집, 노가리 골목 등 많은 감성적인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커피한약방 사장은 “을지로가 ‘힙지로’라는 명칭이 붙으면서 젊은 층이 많이 오기 시작했다. 이 전과는 달리 오는 손님의 연령층이 훨씬 다양해졌고, 매출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을지로 3가에는 배우, 아트디렉터, 작가, 음악가, 디자이너, 사진가들이 예술 창작공간 겸 상점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이들은 예술가들이 적은 월세를 내고도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을지로 골목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오래되고 낡은 공간에서 현대적인 감성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낡은 건물 안에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연출하면서 20대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을지로 핫플레이스 순위 등 을지로와 관련한 게시물이 SNS에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을지로에 창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얼마 전 오픈한 ‘하이데어’ 카페는 20대들이 좋아할 만한 깔끔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하이데어’사장은 “이 곳에 가게를 오픈한 이유는 이 근처 회사 오피스 상권을 보고 한 것인데 ‘힙지로’가 유행을 타면서 타이밍이 잘 맞아 대학생이나 젊은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을지로3가의 맛집과 술집들은 너무 꽁꽁 숨어 있어 구글맵으로도 찾기가 쉽지 않지만 골목을 헤매다 가게를 찾는 사람들끼리 서로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함께 긴 줄을 기다리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을지로3가 골목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서울의 빈티지 감성이 변색하지 않고 옛것과 현대의 감성이 공존하는 디자인이 또 다른 새로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을지로3가에 39년 된 맥주집 ‘을지OB베어’는 노가리 골목에서도 가장 유명한 호프집으로 특별한 맥주 보관방법으로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냉장 숙성한 맥주를 판매하기 때문에 그날 숙성맥주가 다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을지OB베어 사장은 “우리 가게는 20년, 30년 된 단골손님이 많아 원래 손님들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힙지로’ 유행에 따른 매출증가는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20대 젊은 손님들이 늘면서 오랜 단골손님들이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거나 들어오기 부담스러워 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대 친구들이 우리 가게를 찾아와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좋지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 / khm@hankyung.com (출처 캠퍼스 잡앤조이.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2TXrzd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