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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인증샷으로 떠오른 을지로3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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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이은경 대학생 기자)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을지로 3가역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인쇄소와 노가리 골목으로 유명했던 을지로가 최근 20대들이 즐겨찾는 힙한 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20대들 사이에서 을지로 골목이 ‘힙지로’라 불리고 있다.

데이트 장소로는 물론이고 친구들과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인 을지로 3가에는 SNS 인증샷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을지로3가 지하철 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커피 한약방’을 시작으로 을지로 맛집, 노가리 골목 등 많은 감성적인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커피한약방 사장은 “을지로가 ‘힙지로’라는 명칭이 붙으면서 젊은 층이 많이 오기 시작했다. 이 전과는 달리 오는 손님의 연령층이 훨씬 다양해졌고, 매출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을지로 3가에는 배우, 아트디렉터, 작가, 음악가, 디자이너, 사진가들이 예술 창작공간 겸 상점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이들은 예술가들이 적은 월세를 내고도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을지로 골목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오래되고 낡은 공간에서 현대적인 감성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낡은 건물 안에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연출하면서 20대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을지로 핫플레이스 순위 등 을지로와 관련한 게시물이 SNS에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을지로에 창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얼마 전 오픈한 ‘하이데어’ 카페는 20대들이 좋아할 만한 깔끔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하이데어’사장은 “이 곳에 가게를 오픈한 이유는 이 근처 회사 오피스 상권을 보고 한 것인데 ‘힙지로’가 유행을 타면서 타이밍이 잘 맞아 대학생이나 젊은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을지로3가의 맛집과 술집들은 너무 꽁꽁 숨어 있어 구글맵으로도 찾기가 쉽지 않지만 골목을 헤매다 가게를 찾는 사람들끼리 서로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함께 긴 줄을 기다리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을지로3가 골목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서울의 빈티지 감성이 변색하지 않고 옛것과 현대의 감성이 공존하는 디자인이 또 다른 새로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을지로3가에 39년 된 맥주집 ‘을지OB베어’는 노가리 골목에서도 가장 유명한 호프집으로 특별한 맥주 보관방법으로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냉장 숙성한 맥주를 판매하기 때문에 그날 숙성맥주가 다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을지OB베어 사장은 “우리 가게는 20년, 30년 된 단골손님이 많아 원래 손님들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힙지로’ 유행에 따른 매출증가는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20대 젊은 손님들이 늘면서 오랜 단골손님들이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거나 들어오기 부담스러워 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대 친구들이 우리 가게를 찾아와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좋지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 / khm@hankyung.com (출처 캠퍼스 잡앤조이.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2TXrzd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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