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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부대에 쓴소리 날리며 주목받은 정치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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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 정치부 기자) 조대원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사진)는 이번 2·27 전당대회 과정에서 깜짝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정치 신인입니다. 그는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여러분들이 ‘김진태’를 외칠 때 어떤 생각했는지 아느냐”며 “김진태 데리고 좀 우리 당을 나가라!”라고 했습니다.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김 후보 측 강성 우파 지지자들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발언이었죠.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들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와중에 나온 쓴소리였습니다. 이 한마디로 인해 그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의 및 시정명령’ 징계를 받았습니다.

조 후보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정당 지지율 격차를 줄여야 할 판국에 (당의 우경화 논란에) 15%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벌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화가 정말 많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전적으로 지도부가 상황을 방치한 지도부의 무능 때문”이라며 “선진국 정치무대에서는 나치 흉내만 내도 통제를 하고 공공장소의 욕설을 모욕죄로 엄격하게 통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후보는 경기 고양정 지역구에서 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1970년생인 젊은 정치인입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만 5년여 장교 생활을 했지만, 직업군인의 생활을 버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학 석사와 정치학 박사를 마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지요. 그는 “육사에 입학했을 때부터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이 강했는데 긴 장교생활은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무리였다”고 말했습니다.

조 후보는 지난 18일 대구에서 열린 2차 합동연설회에서도 또다른 발언으로 당내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호남에 계신 여러분 정말 잘못했다. 용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당 내 논란을 일으켰던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을 대신 공개 사과한 것입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호남 지역에 가서 사과하는 것은 그동안 적지 않은 보수 정치인이 해왔던 행동”이라며 “TK 지역 정치행사에서 호남에 공개 사과를 하는 것은 제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TK 출신 육사 졸업생이 이 같은 발언을 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조 후보는 TK 출신 육사 졸업생이 ‘개혁보수’의 길이 접어든 이유에 대해 “사람은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를 만나서 어떤 영향을 받았느냐가 중요하다”며 남경필·원희룡 등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개혁 소장파들과 인연을 맻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의 밥상은 진보가 차리지만 통일 비준서명은 보수세력이 하게 될 것이라는 선배 정치인의 조언을 믿는다”며 “전시작전권 환수의 첫 단추는 노태우 전 대통령 때, 남북대화의 첫 시작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 했다는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면충돌한 태극기 부대에 대해 “그들이 험악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약하다”며 “직접 만나면 내 눈도 제대로 못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약하니 떼로 몰려다니고 불안함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지 않느냐”라고 분석했습니다. “초창기 순수한 마음을 가졌던 분들을 몇몇 사람들이 이용하려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은 시위를 하더라도 질서있게 해야 하고 중도층을 반드시 잡아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후보는 21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정 지역구로 출마를 준비 중입니다. 그는 “지금 대구 경북 지역의 정치인들을 보면 원대한 비전을 가진 인물이 없다”며 “국회의원 몇 선(選)을 만들어줘도 골목대장만 나올 뿐 큰 정치인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 지역 국회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물인 만큼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이 5% 포인트 이내로 들어와야 그나마 뒤집기가 가능한데 막말 논란으로 10%포인트 차로 양당 지지율이 벌어지면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당선이 어렵다. 이것이 지금 수도권 한국당 당협위원장들이 절실하게 느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역 재선·중진 의원들이 후보로 뛰어들며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정치신인인 그는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될 수 있을까요? 8명 후보자들 가운데 적어도 3위 안에는 들어올 수 있는 득표를 당원들로부터 받아야 가능합니다. 결과는 오는 27일에 전당대회장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끝) /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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